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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미래다

등록일 2013-06-12 00:32 게재일 2013-06-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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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찬 김천대 임상병리학과 교수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는 개그맨 박성호, 김대희, 홍인규, 송준근으로 이뤄진 `나는 아빠다`라는 코너가 있다. 박성호는 아들 하나, 홍인규는 아들 둘, 송준근은 딸 하나의 자녀들이 있는데 반해 김대희는 딸이 셋 있다. 김대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아들!, 아들, 아들!, 딸!”이라며 자신들의 자녀 명수대로 군대식 구호를 붙인다. 김대희는 홀로 “딸, 딸, 딸!”이라고 힘들게 딸 셋을 외쳐야 한다. 딸 셋의 아빠이기 때문에 김대희는 자녀들을 소개할 때 가장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나머지 멤버들은 김대희의 대사가 차마 끝나기도 전에 대사를 치고 들어가 김대희 말을 막고 당황케 하면서 관객의 웃음을 유도하는 특색있는 코너이다. 얼마전, 이 코너의 대사 가운데 아이 한명을 키우는데 3억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언급되었고 결국 김대희는 딸이 셋 있기 때문에 도합 9억원이 필요하다며 깜짝 놀라는 에피소드가 기억난다.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이는 대학 입학 정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다가오는 2018년부터 대학 입학 정원이 고교 졸업자 인원을 초과해 국내의 적지 않은 수의 대학들에 대한 구조 조정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정원 조정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현 수준의 대학 입학 정원(55만6천193명)을 유지할 경우 2018년부터 고교 졸업자 전원(54만6천62명)이 대학교 진학을 한다고 해도 대학이 요구하는 입학 정원 보다 1천131명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가 지속 된다면, 2040년에는 정원의 29%에 해당하는 16만명이 부족하다고 한다. 저출산 문제 해결에는 다른 왕도가 없다. 무조건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야 한다. 하지만,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젊은 부부들에게 무조건 아이를 많이 출산하라는 요구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에게 일보 전진해서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외국의 사례들을 보자. 스웨덴의 경우 공공 보육시설과 보육교사를 대대적으로 확대하여 90% 정도의 교육 기관을 국공립시설로 만들어 가계의 교육비 부담율을 10% 수준으로 낮췄다. 아이 아빠의 육아 휴직 제도, 근로시간 단축권 등 다양한 육아 정책 입안 및 시행하여 출산율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러시아는 2007년 6월12을 공식적으로 `임신의 날`로 정해 부부들에게 하루 휴가를 주면서 출산을 장려했다. 매년 6월12일부터 9개월 만에 출산된 아동은 출산기금 및 여타 지원금을 정부가 지원한다. 15년째 인구가 자연 감소 중인 러시아의 대통령 푸틴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러시아 국민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것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국민들이 뜨거운 사랑(love)”이라고 대답할 정도다. 호주는 `Play2up Day`를 정하여 2명 이상 아이를 낳자라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호주는 베이비 보너스 제도를 만들어 출산을 하면 무조건 5천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출산 후 담당 정부 기관에 베이비 보너스를 청구하면 1주일 안에 지원금이 지급된다. 캐나다는 자영업자를 위한 산후조리 및 육아혜택에 대한 법안이 따로 제정되어 있으며 출산 관련 정책을 맡아 실행하는 출산 장려부 장관을 두고 출산 장려를 위해 국가적 차원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덕분에 캐나다 출산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캐나다의 출산 장려부 장관에 버금가는 책임자를 임명하고 경제, 교육, 과학 기술 정책과 동등한 반열에 출산 정책을 두고 국가가 나서서 고민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국민이 있어야 내수 경제가 존속되고 나라를 지킬 수 있으며 역사와 문화를 계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미래창조과학부 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한국식 `출산 장려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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