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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 달구는 전통연극·뮤지컬의 향연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07-01 00:08 게재일 2013-07-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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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극단 페스티벌 오늘부터 14일까지 경주 예술의전당서… 9개팀 출연
▲ 포항시립극단 `세 자매`
▲ 포항시립극단 `세 자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국공립극단 페스티벌이 1일부터 14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유수한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 유명 단체들이 경주를 찾아 전통연극에서 뮤지컬까지 여러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연극 중심이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2인극, 뮤지컬 등으로 외연을 넓혔다.

▲ 경주시립극단 `꽃마차는 달려간다`
▲ 경주시립극단 `꽃마차는 달려간다`

1일 인천시립극단의 세미뮤지컬`파우스트`를 시작으로, 2일에는 경주시립극단의 `꽃마차는 달려간다`, 4일에는 전주시립극단의 `시집가는 날`, 5일에는 국립극단의 `레슬링시즌`, 7일에는 부산시립극단의 `귀족수업`이 관객몰이에 나선다.

이어서 10일에는 대구시립극단의 `청문`, 11일에는 경기도립극단의 `영상음악극 외톨이들`, 13일에는 순천시립극단의 `늦은 행복`, 마지막 14일에는 포항시립극단의 `세 자매`가 공연된다.

▲ 경기도립극단 `영상음악극 외톨이들`
▲ 경기도립극단 `영상음악극 외톨이들`

개막작인 인천시립극단의 `파우스트`, 국립극단의 청소년극 `레슬링시즌` 등 올해 선보이는 작들 가운데 주목할 만한 3작품을 소개한다.

▲ 인천시립극단 `파우스트`
▲ 인천시립극단 `파우스트`

□ 인천시립극단 `파우스트`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가 60여 년 동안 집필해 완성한 명작 `파우스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세미뮤지컬로 선보인다.

`파우스트`는 지식과 학문에 절망한 노학자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의 유혹에 빠져 현세의 쾌락을 좇으며 방황하다 마침내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천상의 구원을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 정신이 보편적 지향을 제시하며 자기 성찰의 메시지를 담은 희곡으로 인간의 본질적 위대함과 능력에 대한 찬가이기도 하다.

이종훈 극단 예술감독과 시립극단은 2000년대 초 독일의 한 극단이 1·2부를 22시간에 걸쳐 공연할 만큼 방대한 분량으로 유명하다. `파우스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2시간의 공연으로 연출했다. 각색의 묘미를 살린 수많은 장면은 영상배경을 도입해 기존의 작품들과 차별성을 뒀다. 일반 관객들이 즐겁게 관람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고 순진한 소녀 그레트헨과 사랑에 빠지는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그리스 신화의 세계로 들어가 여신 헬레나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고 권력을 손에 쥐는 과정이 그려진다.

▲ 국립극단 `레슬링시즌`
▲ 국립극단 `레슬링시즌`

□ 국립극단 `레슬링시즌`

`레슬링 시즌`은 미국 작가 로리스 브룩이 한 고등학교 레슬링부의 교내 대표 선발 시합을 보고 쓴 희곡이 원작이다. `소년이 그랬다`의 한현주 작가가 각색하고 서충식 연출가국내 현실에 맞게 각색했다. 악의적 소문에 따른 폐해 등 요즘 사회적 이슈와 맞물리며 충분한 공감대를 자아낸다. 가장 큰 덕목은 연극적 재미를 넘치도록 느끼게 해준다는 점이다. 레슬링은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몰렸지만 연극적 언어로 펼쳐지는 레슬링 경기는 쾌감과 흥분을 제공한다. 8명의 배우가 실제 경기를 방불케 할 만큼 무대에서 뒹굴고 넘어지며 뿜어내는 에너지는 연극을 살아 숨 쉬게 한다. 청소년들의 언어와 눈높이로 펼쳐지지만 성인들도 볼 만한 이유다.

지름 9m의 원형매트에서 고등학생들이 끊임없이 레슬링 경기를 벌인다. 이들이 경기 중에 맞서 싸우는 건 집단 따돌림, 소문이라는 폭력, 성과 사랑 등 청소년기의 고민이다. 레슬링 매트는 청소년기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연출된다. 연극이 끝나면 20분간 심판의 사회로 관객과 배우 간 즉석 토론회가 열린다.

▲ 부산시립극단 `귀족수업`
▲ 부산시립극단 `귀족수업`

□ 부산시립극단 `귀족수업`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1622~1673)가 쓴 `귀족수업`은 몰리에르 작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풍자 희극이다. `몰리에르`가 작품을 만든 시기는 1670년이다.

이 작품은 17세기 파리를 무대로 허영심 많은 서민 `쥬르댕`이 귀족신분이 되고자 발버둥치는 광기어린 모습과 귀족적 풍모를 갖추기 위해 배워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뤘다.

특히 주인공 `쥬르댕`에게 귀족적 지예(知藝)를 가르치는 소위 선생들의 돈과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교양에 대한 이중적 태도는 보는이들로 하여금 폭소를 자아내기도 하지만 우리 사는 모습과도 별반 다르지 않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이들 뿐 아니라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우스꽝스럽지만 그 모습을 현실에 투영했을 때 과연 이 연극을 바라보는 우리가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는지 고민을 준다.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던지는 화두는 바로 인간의 광기와 실수에 대한 성찰이다. 따라서 `귀족수업`은 현실에서 우리가 품고 있는 환상과 광기로부터의 치료수단이 될 수도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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