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사서` 김원중 지음 민음인 펴냄, 352쪽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경영사서(經營四書)`란 `한비자`, `손자병법`, `사기`, `정관정요`등 시대의 최고경영자들이 지침으로 삼은 네 권의 고전을 일컫는다.
`한비자`는 혼란한 춘추 전국 시대를 진나라가 통일하는 데 기여한 제왕학의 성전으로, 제갈량이 죽기 직전 유비의 아들 유선에게 일독을 권하고 한나라의 중흥을 이끈 무제가 남들과 공유하지 않고 혼자 몰래 읽었던 책이다. `손자병법`은 위나라의 창업자 조조가 직접 열세 편의 주를 달아 보급한, 전쟁의 기술, 정치, 경제, 외교 등 처세 전반을 폭넓게 다루는 중국 최고의 병법서다.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마오쩌둥이 국민당과의 대장정 전투에서 전략과 전술을 취한 책이자 죽을 때까지 머리맡에 두고 아껴 읽었던 애독서이기도 하다. `사기`는 기존 역사서에서 간과한 모사, 건달, 협객, 장사꾼 등 비주류 인물까지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다룬 인간학의 보고로, 조선 시대의 정조가 만인의 귀감이 될 인재상들을 제시할 때 직접 그 내용을 발췌하여 보급하기도 했다. `정관정요`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태평성대를 열어 간 당태종과 충신들이 나눈 정치에 대한 토론집으로, 오늘날에도 열린 리더십과 인재 관리의 교과서로 널리 읽힌다.
위 네 고전의 원전을 충실히 읽어 나가는 동시에 거기에 담긴 경영 전략들의 현대적인 의미를 모색하는 이 책은, 경영과 처세의 어려움으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는 조직의 리더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지침서가 돼 줄 것이다.
오늘날 통용되는 `경영`이란 말은`시경`과 `맹자`에 나오는 `경지영지(經之營之)`의 준말에서 비롯한다. “설계하고 측량하여 집을 짓는다”는 본래의 뜻과 “기초를 닦고 계획을 세워 어떤 일을 해 나가되, 그 뜻을 혼자만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공유한다”는 함의가 담겨 있다. 이 책은 경영의 의미가 혼란스러워진 이 시대에 고전을 통해 그 의미를 바로잡고 과거와 지금의 사고를 소통시키며 어떻게 하면 그 가치를 새롭게 탄생시킬 수 있을지 고민한 결과물이다.
강연장의 생동감을 고스란히 옮겨 읽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은`경영사서`는 비단 경영의 지혜뿐만이 아닌 현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문 지식과 처세 전략, 더 나아가 견고한 삶의 혜안까지 담고 있어 독자들에게 기대보다 더 나아간 고전의 정수들을 선사할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