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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구자문 한동대 교수
등록일 2013-08-28 00:21 게재일 2013-08-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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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경북매일신문에 `변화의 견인차로 포스텍·한동대를 움직여라`라는 기사가 났었다. 이 기사에서 기자는 포스텍의 수준 높은 R&D를 지역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하면서 포스텍총장을 포함한 미국방문단이 피츠버그 등 유명 산업도시에서 벤치마킹한 `지역발전과 대학의 역할`, `지역과 대학의 협력` 등에 관해 지면을 할애했다.

많은 이들이 이 기사에 크게 동감하고 있고 진작부터 그 필요성이 주장되어 왔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 실현을 위한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은 크게 기울이지 못했음도 사실이다. 어느 정도 시도는 했더라도 정부정책 내지 다른 지자체들과의 형평성 논란 속에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고 본다. 정부나 주민들 자체가 대학의 가치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지금도 가끔은 지역에서 듣는 말이 있다. “포스텍 및 한동대가 기숙사에 학생들을 수용하니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적고 포항거리에 대학문화가 형성되지 않는다” 때로는 “지역학생들이 손쉽게 입학할 수 있는 대학이 세워졌어야 했다”라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필자도 크게 반대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속으로는 대학의 역할이 그런 것만이 아닌데 하며 좀 아쉬워하고는 있었다.

교육은`백년대계`로 추진되어야 한다.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청소도 하고 지역민들 사이에 집을 얻어 살면 손에 닿는 이익이야 크다고 할 수 있겠지만 대학의 역할이 이러한 것들에 초점이 주어져서는 안된다. 현재와 같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가진다는 것은 누구나 부러워할 축복이다. 내 자식이 그 학교에 들어가고 못 들어가고를 떠나서 많은 인재들이 이곳에 모여들고, 연구업적을 내고, 지역사회 및 국가발전에 이바지 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바람이어야 한다.

한동대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필자는 지난번 신문기사에서도 표제에만 다뤄졌을 뿐 본문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한 한동대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 보고자 한다.

한동대에는 4천명의 학부생과 200여명의 대학원생이 재학하고 있다. 이들은 전국각지에서 지원해 오고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온다. 국제어문, 경영경제, 언론, IT, 기계, 건설도시, 생명, 복지, 산업디자인 등 10개 학부와 일반대학원 및 특수대학원들이 있다. 국제법률대학원은 국내 유일의 미국변호사 배출기관이고, 국제개발대학원은 한국국제협력단과 함께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에게 석사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초중고 과정인 한동국제학교도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한동대는 지금까지 7천7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이들은 삼성, LG 등 기업에 취직하고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에 NGO멤버로 가고 서울대, KAIST, 하버드 등 국내외 유수 대학원으로 진학하고 있다. 하지만 포항지역에 남아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이는 우리 지역사회와 대학이 풀어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졸업생들이 정착할 터전 마련을 위해서는 포스코와 포스텍 관련의 벤처기업, 영일만항 및 배후단지의 국제비지니스, 동빈내항을 중심으로한 관광산업, 한동대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국제기구 유치 및 국제협력센터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물론 그 바탕에는 지역과 대학의 긴밀한 협력과 기업사랑운동이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포스텍과 한동대를 움직여라`는 말은 지역사회가 이 성격이 다른 두 대학과 R&D, 경제문화활동, 정책연구, 혹은 국제적인 활동에 있어서 좀 더 연계협력하자는 것이다. 이는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닌 서로 주고받고 아끼는 관계 속에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꿈꾸는 글로벌 첨단과학비즈니스도시를 이뤄내자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지난 미국방문단이 추천하는 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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