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국제개발대학원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포항시 북구 기계면 문성리에 있는 새마을기념관을 방문한 것은 지난달 30일이었다. 필자는 자주 오는 곳이지만 가나, 나이제리아, 케냐, 르완다, 방글라데시, 네팔, 미얀마, 필리핀 등 개발도상국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미국과 러시아 학생들도 있는 이들은 처음 방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각자 자기나라에서 공무원 내지 공공기관 재직자들로서 한국국제협력단의 후원으로 한동대 석사과정에 유학 온 사람들이었다. 이들 중 일부는 일주일전 한국에 도착하였고 나머지는 1년전 도착한 그룹들이었다.
물론 선택된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영어도 잘하고, 토론도 잘하고, 개발정책 등에 관해 나름대로의 견해를 지니고 있다. 물론 수업에서는 강의가 주된 부분을 차지하지만, 필자는 이들과 토론을 통해서 서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이들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대해서 알고 있다. 한국의 경제개발과 새마을운동의 성공에 대해서 많은 부러움을 지니고 있고 지난 수 십년간 세계가 변했다 하더라도 그 성공사례는 자기들에게 큰 지침을 준다고들 했다. 그 당시 한국의 새마을운동, 그리고 경제개발을 수립하고 추진했던 강력한 한국정부에 대한 부러움도 표명했었다. 물론 그 공과에 대한 논쟁도 장시간 토론의 대상이 되었었다.
이날은 오랜만에 더위가 가시고 약간의 빗방울이 날리던 아침이었다. 대절된 리무진버스가 새마을기념관에 도착하자 `새마을노래`가 흘러 나왔고 미리 연락을 해두기도 했지만 기념관 관장님이 계단 끝까지 마중을 나왔다.
우리는 우선 2층에 위치한 소극장에서 새마을 관련의 단편홍보물을 15분간 감상하고 1층과 2층에 마련된 전시실에서 관장님의 설명을 통역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학생들은 그 사이 사이 사진도 찍고 벽에 마련된 방명록에 메시지도 남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이날 이곳에는 이 지역 시의원께서도 자리하고 있었는데 필자는 구면이기도 하지만 반갑게 인사했고 기념관 뒤편에 완성되어가는 한옥을 함께 구경하기도 했다. 이 전통 한옥은 박정희 대통령이 1971년 이곳을 방문했을 때 배경으로 보여지는 건물이었는데 포항시에서 9억원을 들여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거의 완성이 되었다.
이 건물은 새마을기념관 바로 뒤에 위치해서 기념관 안에서도 유리벽을 통해 내려다보이기에 궁금증을 더해주던 아름다운 한옥이었는데 직접 들어가 보니 사랑방으로부터 안방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모습으로 복원되어 있었다.
아궁이가 있는 부엌이 있고 그 옆에 곡식저장고가 있었다. 쇠솥이 걸린 조그만 목욕탕이 있고 그 옆에 복원된 실제 우물이 있었다. 마당은 아직 완성이 덜되었지만 전통적인 정원으로 꾸며질 것이라고 한다. 대문은 이미 크게 나무로 짜서 세워 놓았는데 아직은 비틀림을 없애려 말리는 중이라 열어 볼 수는 없었다.
필자가 이 주택을 감상하며 감탄했던 것은 이방 저방을 직접 돌아보며 이모조모를 훑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전통마을에서도 이러한 건물의 안에까지 들어가 감상하게 하지는 않는다. 친절히 안내해주던 시위원께서는 필자를 보고 10월말쯤 복원공사가 완성이 되면 1박2일 머물 수도 있을 거라는 귀띔을 해주었다.
떠날 때 쯤 비가 크게 쏟아져서 모두가 기념관 밖 필로티 부분에 서서 비를 피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주변에는 멋진 현대식 주택이 몇 채 들어서 있어서 근대화된 농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뒤편에는 전통적인 모습의 넓은 전통한옥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배웅을 받으며 이곳을 떠나면서도 필자를 포함한 일행 30명 모두가 즐거운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