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생활 조명 특별전<br>내일~11월10일 경주박물관서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조선시대 경주의 역사와 문화,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사상, 정서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특별전 `조선시대의 경주`를 17일부터 11월10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신라의 수도로서 천년 동안 번영을 누렸던 경주의 오랜 역사적 전통과 위상이 조선시대에도 이어져 경주에서는 또 다른 천년의 문화가 꽃 피었음을 재조명 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조선시대의 경주에 대한 특별전은 국립경주박물관 설립 이래 처음이다.
전시장에는 조선시대 경주의 역사와 문화, 당시 사람들의 생활, 그리고 그들의 생각과 정서를 보여주는 180여점의 문화재가 `조선의 동쪽 서울, 경주`, `경주에 살다`, `학문과 사상이 꽃피다`, `신라의 전통을 이어가다`, `싸워서 나라를 지키다`, `불교문화를 다시 일으키다` 등 모두 6개의 주제로 나눠 선보인다.
□ `조선의 동쪽 서울, 경주`
18세기 말에 경주를 그린 회화식 지도인 경주읍내전도(국립문화재연구소 소장)가 경주를 처음 찾아온다. 아울러 1699년 경주 부사민주면의 주도로 경주에서 간행한 경주 지역의 역사지리지인 `동경잡기`가 판목과 나란히 선보이며 조선시대 역대 경상도 관찰사의 명단으로서 경주에 보관돼 왔던 `당하제명기`도 전시된다.
경주는 일찍이 조선 태조 재위시절에 태조 어진을 봉안했던 중요한 고을이었다. 전주 경기전의 태조 어진(보물 제931호)도 경주 집경전의 태조 어진을 모사했던 것이었다. 이번 전시에는 전주 경기전의 태조 어진 복제품이 나온다. 아울러 경주에 오가는 사신이 머물었던 관사인 동경관의 현판과 함께 동경관에 모셔졌던 것으로 추정되는 임금의 상징인 전패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 `경주에 살다`
조선시대의 경주는 지금의 경주시와 울산, 포항, 영천 등을 포함하는 큰 고을이었다. 이 시기 경주 사람들의 생활과 경제적, 사회적 배경을 여러 문헌기록으로 살펴본다. 특히 1669년 경주 부윤이었던 병와 이형상이 주관한 유교적 예법인 향음주례를 기록하고 그린 `동도향음례`가 선보인다.
□ `학문과 사상이 꽃피다`
경주는 신라 때부터 유학의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깊은 고장이었다.
경주에 7년 동안 머물며 우리나라 최고의 전기체 소설인`금오신화`를 지었던 매월당 김시습 관련 자료, 추사 김정희의 신라 금석문에 대한 학문적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는 문무왕비편이 출품된다. 조선 성리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동방오현의 한 명으로 추앙되고 있는 경주 안강 출신의 대표적인 성리학자인 회재 이언적의 `중용구경연의` 같은 그의 저술과 친필이 전시된다.
□ `신라의 전통을 이어가다`
조선시대의 경주 사람들은 주변에 산재한 신라의 문화유산들을 보전하며 새로운 문화와 사상을 창조해 나갔다. 성덕대왕신종은 그 대표적인 예로서, 이번 특별전에서는 종각 중수기 현판 2점(1826년, 1897년), 종각에 종을 매다는데 사용했던 걸쇠 한 쌍, 종을 쳤던 당목을 모두 공개한다. 그리고 옛 신라 왕에 대한 지속적인 숭배를 보여주는 1904년 작 경순왕 영정(경북유형문화재 제410호)과 함께 경주 김씨 사당인 숭혜전에 보관돼 왔던 의례용 가마를 최초로 공개한다.
□ `싸워서 나라를 지키다`
임진왜란은 조선시대 경주의 역사에서 하나의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나라와 고장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당시 사람들의 노력을 조명한다. 경주읍성의 탈환에 사용해 일본군을 물리쳤던 신무기인 비격진천뢰를 비롯해 세 발의 총을 한 번에 쏠 수 있는 삼안총(보물 제884호), 경주 부윤의 갑옷과 투구, 경주 의병들의 활약과 우국충정의 정신을 보여주는 각종 문집 등이 전시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