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내달 26일 대구 갤러리 분도서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구본창(60) 경일대 교수의 개인전 `표면의 해석`이 27일부터 10월26일까지 대구 갤러리 분도에서 열린다.
한국 현대사진예술에 한 획을 그은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구본창 교수는 지금까지 여러 소재와 기법을 실험적으로 선보이는 전시를 통해 무수한 찬사를 받아왔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함부르크 조형미술대학에서 사진 디자인을 전공했으며 지난 1985년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 여러 대학의 사진학과 교수직을 거쳐 현재 경일대 사진영상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8년에는 제2회 대구 사진비엔날레 전시감독을 역임했으며, 2010년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제주 돌 미술관과 두손비술관, 2011년 서울 국제 갤러리, 서울 트렁크 갤러리, 대전 갤러리 누다, 2013년 서울 류가헌 갤러리 등에서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했다.
구 교수는 한국의 현대사진을 정착시킨 대표적인 예술가로 꼽힌다. 그는 지난 30여 년 동안 매번 사물을 새롭게 해석한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여왔다.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과 일본 코야마 갤러리 등 프랑스, 미국, 일본 등 국내외를 오가며 30여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구 교수의 47번째 개인전인 이번 `표면의 해석`전은 인화지를 하나하나 바느질로 엮어서 이어붙인 대작 시리즈 `In The Beginning 태초에`를 비롯해 그의 대표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표면의 해석`은 사진 속에 담긴 피사체 자체만큼 인화되는 종이 그 자체에 대한 의미를 부각시킨 전시다. 일종의 콜라쥬 기법으로 볼 수 있는 그의 작업은 사진이 가진 물질성 자체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작가는 인화지가 회화 장르의 마티에르로 대비될 수 있는 표현 가능성에 주목한다. 가령, 인화지를 겹쳐서 깁음으로서 거칠게 삐져나온 재봉선이 울퉁불퉁하게 이어진 작품의 표면은 사진 미학적인 측면 이외에도, 오래된 시간과 강한 생명력을 은유하는 장치이기도 한 구본창 작가만의 독창적인 기법이다. 사진에 대한 감상과 향유, 비평이 내용적인 측면으로 몰입돼 가는 지금, 구 교수는 도리어 사진이라는 매체의 물질적 특성에 주목한다.
구 교수는 `표면의 해석`전에서 주로 인간의 신체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사진작업 초기에는 자화상을 이용해 작업하다 일반적인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어 타인의 신체를 대상으로 작업했다. 유학 시절 불안정한 위치에 대한 자기 관찰로 시작된 작업은 이후 다른 사람들을 모델로 쓰면서 인간 신체에 대한 조형성의 탐구로 이어졌다.
윤규홍 아트 디렉터는 “총 4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표면의 해석`전은 사진 예술이 설치 작업에 근거한 현대미술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 한 가지 예를 제시하는 장”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