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스토메르·무엇 때문에?` 레프 톨스토이 지음, 강명수 번역 지식을 만드는 지식 펴냄
`홀스토메르`에서는 `남과 다름으로 인한 아픔`과 `늙고 병듦으로 인한 고통`이 `무엇 때문에?`에서는 거대한 국가적 폭력과 심리적 강압으로 인한 `한 인간의 실존적 아픔과 고통`이 나타난다.
톨스토이는 이 두 작품을 통해서 나와 다른 너도 `삶과 죽음`이라는 불변 항을 매개로 연결돼 있으므로 타인의 아픔과 고통, 소외와 불안에 대해 외면하지도 눈감지도 말 것을 넌지시 주문한다.
작가의 자아와 독자의 자아가 서로 뒤엉키며 울림과 반향을 낳는 중편소설 `홀스토메르`는 탄생에서 죽음으로 향하는 존재에 대한 기록이다. 톨스토이는 자동화된 우리의 의식에 일격을 가하는 `낯설게 하기 기법`으로 인간 사회의 부조리, 사회적 위법, 소유권의 문제, 사회적 강압, 심리적 강제와 폭행, 전횡, 박해 등을 표현하는 한편으로, 인간의 삶과 죽음, 미와 추, 젊음과 늙음에 대한 성찰과 통찰을 드러낸다. 종국에는 자신의 삶을 제대로 해독하지도 못한 채 허둥대며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불편하더라도 삶의 진실을 직시하도록 이끈다.
`한 인간의 실존적 아픔과 고통`을 형상화한 중편소설 `무엇 때문에?`의 주제와 대부분의 줄거리는 막시모프의 `시베리아와 강제 노동`에서 취했다. 막시모프의 이 작품은 톨스토이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유형을 당해 강제 노동에 처해진 폴란드인 미구르스키와 그의 아내 알비나는 실재했던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는 그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그들 생애의 모든 비극적 이야기가 온전히 보존돼 있다. 톨스토이는 이들의 이야기에다 인간이 처한 상황과 결부된 심리적 묘사를 도입한다. 그래서 이들은 민감한 영혼과 성정의 소유자로 묘사되고 있다. 또한 톨스토이는 국가의 억압과 강압의 희생양인 주인공들에 대한 아픔과 고통을 그려낼 뿐만 아니라, 폴란드의 민족 해방운동에 대한 공감을 표출하고 있다.
강명수 교수는 “지금 이 시대의 사회적 직업이나 노동은 단순한 돈벌이나 물질적 재화 획득 차원을 넘어서 자아를 표출하고 자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기에 사회적 직업이나 노동이 곧 `바로 그 자신`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인간의 자기 창출 행위를 원하는 대로, 안정적으로 할 수 없는 실존적 상황에 처한 미구르스키를 보면서 그의 아픔과 고통, 불안과 절망을 실로 절감하게 된다. 아울러 `위험을 관리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아픔과 고통, 불안과 절망도 `겹쳐서` 읽게 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