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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오페라축제 `돈 카를로` 공연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3-10-21 02:01 게재일 2013-10-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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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6일 오페라하우스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네 번째 주요 작품인 베르디 걸작 비극 `돈 카를로`가 오는 25일 오후 7시30분, 26일 오후 3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돈카를로`는 스페인 궁정 실화를 바탕으로 정치적 이상의 좌절과 비극적 가족 관계를 그린 작품. 베르디가 남긴 26편의 오페라 중 가장 뛰어난 예술성을 갖춘 작품으로, 400여년 오페라 역사에서 수작으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는 대형 오페라 연출의 거장으로 알려진 엘라이저 모신스키가 참여하고 국립오페라단과 전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최고의 필리포`로 칭송받았던 베이스 강병운이 주인공 돈 카를로로 출연한다.

공연은 베르디가 처음으로 작곡했던 당시 프랑스어 대본과 5막8장이라는 거대규모로 제작된 오페라 였으나 이번에 무대에 오를 `돈 카를로`는 베르디가 후에 수정한 이탈리아어 4막 버전으로 공연된다.

`베르디 사상 가장 장대하고 진지한,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이 작품은 아들의 약혼녀인 엘리자베트와 결혼한 스페인의 절대군주 필리포 2세, 불운한 왕자 돈 카를로, 그의 친구이자 충신인 로드리고, 왕자를 사랑하는 왕의 정부 에볼리, 여기에 뛰어난 존재감으로 왕을 압박하는 종교재판관까지 인물들 사이의 엇갈린 사랑과 배신, 오해와 비극을 치밀하게 그려낸 베르디 최대의 인간 심리 걸작이다.

주·조역들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극 속에서 살아 숨쉬기 때문에 관객에게 높은 몰입도를 선사한다. 또한 합창이나 주역 아리아의 비중이 높은 여타 오페라들과는 달리 주·조역 출연진들의 연주비중이 비슷하고 모두 한 곡 이상의 완전한 아리아를 가지고 있어 한 자리에서 아리아의 성찬`을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베이스와 바리톤, 테너와 바리톤,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 베이스와 베이스 등 다양한 인물간의 관계를 드러내는 중창 또한 일품이다.

`주역만으로 이루어진 오페라`라는 별명처럼 모든 출연진들에게 높은 기량을 요구하는 만큼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베이스 강병운을 비롯해 테너 나승서, 바리톤 공병우, 소프라노 박현주, 메조 소프라노 정수연, 베이스 양희준과 전준한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특히 동양인 최초로 독일 바이로이트에 입성, 이제는 전설로 자리잡은 베이스 강병운은 필리포 역을 200번 이상 맡아온 `필리포의 화신`이다. 그는 자신의 오페라 인생을 시작한 작품인 `돈 카를로`의 대구 공연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태로, 이번이 그를 오페라에서 만날 마지막 기회다.

스페인 군주 필리포 2세는 자신의 아들 돈카를로의 약혼녀 엘리자베트를 정략적으로 왕비로 맞아들인다. 돈카를로는 약혼녀를 졸지에 어머니라고 불러야 할 상황이다. 엘리자베트도 슬픈 표정을 감출 수 없다. 필리포 왕은 젊은 아내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아들과의 관계도 단절되고 만다. 이 때문에 부자간의 갈등, 사랑과 질투, 우정과 신념, 정치 음모와 암투 등 여러 갈등 상황에 놓인 인간의 갖가지 심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최고의 심리 드라마`로 꼽힌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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