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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지향적인 노력과 그 결실들

등록일 2013-10-30 00:01 게재일 2013-10-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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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

절친한 선배 한 분이 은퇴를 하고 미국, 스페인, 베트남, 중국, 북한 등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는데 그냥 여행이 아니라 건축가 및 도시계획가로서의 경력을 살려 다양한 사업들을 돕고 추진하고 있다. 이익을 얻기 보다는 NGO적인 마음가짐으로 매사에 임하고 있다.

이 분을 만난 지 15~16년의 세월이 흘렀고 같은 직장에 몸을 두고 있었지만 무언가 바쁘게 추진함을 인식만 하고 있었을 뿐 자세한 내용을 캐묻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가난한 이들, 불쌍한 이들을 돕겠다는 평소의 목표들이 은퇴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실행되고 있음을 알게 되니 새삼 존경스러움이 느껴진다.

이 분은 공군시설장교로서 군복무를 마친 후 도미하여 저명한 건축가인 아이엠 페이 밑에서 건축수업을 하고 미국에서 건축가로서 오랜 세월을 보냈었다. 귀국해서는 외진 곳이라 할 수 있는 포항에 직장을 가지고서도 세계 곳곳을 누비던 분이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중국 연변은 물론이고 북한 땅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것이다. 추운 겨울에 최고급 호텔에서도 연료부족으로 너무 추워 잠바입고 이불 둘러쓰고 밤을 지새우던 이야기, 최근엔 가뭄과 홍수로 다 무너진 북한의 산야를 이야기 해 주었다.

같은 동네의 후배 한 분도 한러 국경 근처의 러시아에서 수백만평의 땅을 리스해서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러시아 하면 우리는 보통 북한을 지원해서 남침을 감행했고 2차대전 중에는 연해주에 거주하던 우리 한국인들을 저 멀고 먼 우즈베키스탄 지역으로 쫓아 보낸 원흉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요즈음의 그들은 과거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 후배는 그곳에서 우즈베키스탄 지역에서 요즈음 되돌아오는 가난한 우리 동포 3, 4세인 카레이스키들을 고용해서 농사를 짓고 있으며 이것이 본인의 이익, 국가의 이익일 뿐만 아니라 이들 카레이스키들을 돕는 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장차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북한동포들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먼저 이야기 했던 선배의 경우에는 이미 노력한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분은 한동안 캄보디아에서 어린제자들과 함께 마을도 고쳐주고, 소규모 초등학교도 지어주고, 대학도 그곳 정부와 합작 설립하는 등 사업을 펼쳤었는데, 그 제자들 중 일부가 베트남에서 제법 큰 건설회사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후에 언급한 후배도 러시아에서의 농업비지니스를 기반으로 우리 한국의 국익신장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또한 지금 계획하는 대로 환동해권에서의 페리노선 개설, 영일만항의 농업중개지로서의 활성화 등을 통해 포항을 포함한 경북지역의 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아진다.

필자의 경우에도 지난 5~6년 동안 학생들과 일년에 두어 차례씩 몽골 울란바타르를 방문했고, 도시환경 관련 연구를 진행했고 그곳 정부기관들과 정기적인 세미나를 진행했고, 우리 중소기업인들과 함께 건설시장 왜곡을 막고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한 벽돌공장 건설, 수자원 개발 등 다양한 일들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 구성원 중에는 제자인 몽골인도 있었고 꽤 많은 한국인 제자들이 있었는데 아직 결과를 보여줄 만한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다른 나라에서 연구를 하고, 세미나도 하고, 그리고 정책조언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한 우리 기업인들 및 학생들과 사업이나 NGO적인 활동을 추진함이 쉽지 않았다. 다른 문화와 경제여건, 그리고 그들 사회의 관습과 그리고 정부기관의 규제 등이 쉽게 다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해외지향적이 되어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서 남다른 커리어를 구축해가고 있으니 지금까지의 사업들이 실패했다고 볼 수 없을 것이고, 제자들에게 기대를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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