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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해서 머나먼

등록일 2013-11-14 02:01 게재일 2013-11-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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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승 자
먼 세계 이 세계

삼천갑자동방삭이 살던 세계

먼 데 갔다 이리 오는 세계

짬이 나면 다시 가 보는 세계

먼 세계 이 세계

삼천갑자동방삭이 살던 세계

그 세계 속에서 노자가 살았고

장자가 살았고 예수가 살았고

오늘도 비 내리고 눈 내리고

먼 세계 이 세계

(저기 기독교 지나가고 불교가 지나가고 도가가 지나간다)

쓸쓸해서 머나먼 이야기올시다

머나멀어서 쓸쓸한게 아니라 쓸쓸해서 머나멀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 시를 접해야할 것이다. 주체가 쓸쓸하니 멀게 느껴진다는 말, 주체가 멀게만 느껴진다는 것은 주체가 있는 듯 없는 듯하기 때문일 것이다. 생명의 기운이 어디서부터 나오고 어디로 빠져나가는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깊은 존재론적 회의에 빠지게 하는 시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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