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학생들의 스마트폰을 통해 들리는 소리가 있다. “카톡~카톡~”, “카톡와숑~”. 이른바 카카오톡이란 스마트폰 SNS(Social Network Service) 모바일 메신저가 만들어 내는 메시지 도착 알림 소리이다. 카카오톡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SNS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이다.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은 판매자 그룹과 소비자 그룹을 매개하여 IT 상거래를 촉진하고 그러한 상거래를 통해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릴 뿐만 아니라 광고와 어플리케이션 이용료 등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소셜 플랫폼은 페이스북(www.facebook.com)이다. 페이스북은 2007년부터 거의 독보적인 소셜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구축했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전세계 1위 SNS가 됐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놓쳤던 부분이 있다. 바로 모바일 시장 선점 전략의 부재였다. 치밀한 모바일 시장 진입의 실수로 말미암아 페이스북은 모바일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고 그로 인해 여러 경쟁업체들이 도전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
대한민국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은 거의 카카오톡이 독점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고 뉴스를 생산하며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모바일 세상으로 통하는 길을 뚫고 문화와 트렌드를 창조해 가고 있다. 카카오톡은 서비스를 시작(2010년 3월19일)한 지 3년9개월된 신생 기업이지만 성장 속도는 눈부시게 빠르다.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1천만명, 2년 만에 4천2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 7월 기준으로 국내 가입자수가 3천500만여명에 이르고, 전세계 가입자도 1억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톡의 성장은 가히 혁명적이다.
이러한 폭발성 때문에 카카오톡은 늘 트래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또한 태풍이 수증기를 빨아올려 세력을 키우 듯 카카오톡은 가입자 수를 늘리면서 모바일 시장에서의 권력 또한 막강해 지고 있다. 인터넷과 통신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어버렸다. 카카오톡은 무료문자, 무료통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KT와 SK, LG와 같은 통신사들이 독점해 온 통신시장의 철옹성에 구멍을 내 버렸다. 카카오톡의 바이러스와 같은 침투력 때문에 결국 통신사들은 앞으로 데이터 사용료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짜야만 생존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톡은 진정 모바일 생태계의 구심점이다. 때문에 게임업체, 소셜커머스업체, 전자결제업체 등이 카카오톡이라는 자석에 착 달라붙어 눈치를 봐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대한민국이 IT 모바일 강국이라면, 카카오톡은 그러한 모바일 세계의 막강 권력을 소유한 대통령이다. 견제세력도 없다.
이틀전인 9일 오전 8시 30분쯤부터 약 두 시간 동안 카카오톡 수·발신이 안 되는 상태가 지속돼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접속 장애는 모바일과 PC 버전에서 모두 나타났다. 카카오톡 뿐만 아니라 카카오게임·카카오스토리 등 관련 서비스도 접속 장애를 겪었다. 카카오톡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갑자기 메시지 전송이 안 되는 등의 장애가 발생했다. 이를두고 최근 카카오톡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데 비해 서버 등 설비 확충이 뒷받침되지 못해 장애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톡 측으로부터 고객들을 향한 명확한 해명과 해결책 제시는 없었다.
이젠 언론과 정치권에서 카카오톡의 어두운 그림자를 세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카카오톡의 폐쇄성과 과도한 독점의 심화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이 너무 많다. 현재도 카카오톡은 외부에 간단한 링크 API 정도만 공개하고 있을 뿐이며, 공지된 고객센터에 아무리 전화를 해 보아도 전화 응대란 없다. 형식적으로 구색만 갖춰두었기 때문이다. 현재 사업 규모에 걸맞는 설비 확충과 A/S 센터도 하나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카카오톡을 정부는 언제까지 방치해 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