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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박물관 `하늘과 소통하는 물, 말` 전시회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4-02-03 02:01 게재일 2014-02-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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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동제 말모양 허리띠, 경북 영천 어은동 출토, 1세기대, 길이 15.8cm,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갑오년을 맞아 특집진열전 `하늘과 소통하는 물, 말`을 신라미술관 1층에서 오는 4월27일까지 개최한다.

말은 십이지(十二支) 가운데 일곱 번째 동물로서 남쪽 방향에 해당하며 양(陽)의 기운을 대표한다. 이는 강하고 생동감 넘치는 말의 속성과 부합되는 것으로서 말에 대한 옛 사람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특히 신라에서는 시조인 박혁거세의 탄생 설화에 말이 등장한다. 나정(井) 옆의 붉은 알 앞에 흰말이 꿇어앉아 절을 하다가 길게 운 뒤 하늘로 올라갔는데 그 알에서 박혁거세가 태어났다. 말이 국조(國祖)의 탄생을 알려주는 영험한 존재로서 하늘의 뜻을 전달하는 것이다.

신라 사람들은 저승에서도 이승의 삶을 이어간다고 생각해 죽은 이들을 위해 살아있는 말을 포함한 여러 물품을 무덤에 넣어줬다. 그러나 그 뒤 순장이 금지되면서 실제 말 대신에 말의 형상을 넣었다. 나아가 무덤에 묻는 말의 조형품은 하늘과 소통해 영혼의 승천을 돕거나 안내하는 구실을 한다고 믿었다.

현재 전하는 신라의 말 조형품은 마형토용(馬形土俑) 또는 말을 탄 사람을 형상화한 기마인물형토기(騎馬人物形土器)처럼 입체적으로 만들거나 토기에 말을 무늬로 새긴 것들이 많다. 이 밖에 말은 통일신라의 석탑과 능묘에 십이지상으로 나타난다.

이번 `하늘과 소통하는 물, 말`전 전시품으로는 1세기대에 만들어진 영천 어은동 출토 청동제의 말모양 허리띠를 비롯해 신라 5세기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경주 덕천리 출토 기마인물형토기, 통일신라 무덤인 경주 용강동 출토 마형토용, 그리고 표면에 말을 새긴 경주 황성동 출토 굽다리항아리 등 총 24건 30점의 말을 소재로 한 조형품이 선보인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옛사람들이 만든 다양한 말들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그들이 말의 형상을 만든 까닭과 말의 전통적 상징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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