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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자수로 담아낸 과거와 현재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4-02-05 02:01 게재일 2014-02-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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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갤러리 기획초대전 `2014 갑오년, 시간을 담다` 展<BR>내달 7일까지 김만희·류정하·이정옥 작품 150여점 선보여
▲ 이정옥 작 `마풍`

포스코갤러리가 우리 전통 미술작품인 민화와 자수의 멋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획초대전 `2014 갑오년, 시간을 담다`전을 오는 3월 7일까지 열고 있다.

무형문화재 민화장 김만희 선생과 류정하, 이정옥 등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귀한 기회다.

전시장에는 켜켜이 쌓아온 민초들과 한국 여인의 삶의 모습, 그리고 `청마의 해`를 맞아 말이 질주하듯 한류물결이 세계로 뻗어 나아가길 바라는 민족 부흥의 염원을 담고 있는 작품 등 총 150여점이 나왔다.

김만희 선생의 민화 작품은 도리깨질, 군복염색, 목탄차 등 1950~60년대의 잊혀져가는 우리 민족문화의 여러 모습을 모티브로해 제작됐다.

무더운 여름 웃옷을 벗고 시원하게 찬물을 끼얹으며 하던 등목, 아이스케키 가게, 집에서 `바리캉`으로 아이들을 이발해주던 모습 등 이제는 잊혀진 우리의 풍속들을 민화기법으로 그려낸 작품들이 선보인다. `엿장수` `이발` `옛 대전역` 등 20여점의 작품들이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져 간 풍속에 담긴 삶의 애환과 향수를 일깨워준다.

▲ 류정하 작 `활옷`
▲ 류정하 작 `활옷`

류정하 선생의 자수 작품엔 한 땀 한 땀의 수를 놓으며 일상의 시름을 달래온 한국 여인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묻어져 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 제작한 복식 등 생활 자수, 감상용 자수 등 섬세한 자수예술의 진수를 선보인다.

김만희, 류정하 작가가 민족의 역사 즉 과거의 시간을 담았다면, 이정옥 선생은 민족부흥의 염원 즉 미래를 향한 열린 시간을 화폭에 담고 있다. 특히 한민족의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길 기원하는 작품인 `한민족 신명`과 `신바람`은 전통 민화의 현대적 접목을 상징적 모티브를 통해 의미를 조합하고 있다.

두 작품이 흥미로운 점은 단군으로 대변되는 홍익인간에서 출발한 한민족 정신사와 오늘날 한류를 대변하는 월드스타 싸이가 갑오년 즉 말띠의 해를 상징하는 달리는 말 위에 그려져 있다는 점.

2014년 갑오년을 맞아 오래지않아 한민족의 문화가 전 세계로 뻗어 나아가며 평안과 행복을 전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2년간에 걸쳐 완성한 7m짜리 대작 `낙원백마도`도 작가의 역량을 느껴 볼 수 있는 수작이다.

▲ 김만희 작 `아이스케기`
▲ 김만희 작 `아이스케기`

김만희 선생은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8호 민화장이며 (사)한국미술협회 및 한국민화학회 고문으로 민초들의 숨결을 원형으로 오롯이 갈무리 해 체화하고 있다. 40년 가까이 전국을 답사하며 사라져가는 옛것을 카메라에 담아 우리 전통의 민화로 그려내고 있다. 류정하 선생은 명문가 종부이자 안동 하회 충효당의 14대 손으로 30여년간 전통자수 100여 작품을 제작,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정옥 선생은 포항을 대표하는 민화 작가로 30여년간 우리 민화를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깊이 연구하고 계승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포스코 갤러리 관계자는 “민화는 우리의 생활 속에서 장식용으로, 혹은 액운을 막고 행복과 출세, 무병장수 등의 복을 비는 용도로 그려진 그림이고 자수는 옛 여인들이 베갯잇, 이불, 옷 등 생활 용품 곳곳에 수를 놓아 치장했던 소품”이라며 “김만희, 류정하, 이정옥 세 작가의 인생이 영혼의 노래가 돼 작품으로 녹아진, 그들의 인생관이 투영된 아름다운 전시”라고 소개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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