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종신서원 이어져<BR>청빈·정결·순명 서약
천주교는 지난 2일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종신서원식을 시작으로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수녀원 등이 종신서원식을 갖고 청년들의 본격적인 수도생활을 인도한다.
예수의 꽃동네 형제회와 예수의 꽃동네 자매회는 3일 오전 10시30분 충북 음성 꽃동네 대성당에서 종신서원식을 했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는 11일 오전 11시 대구 월배 성당에서 종신서원식을 한다.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수녀원은 10일 오전 10시30분 대구 본원에서 종신서원식을 한다. 예수의 카리타스 수녀회 광주관구는 7일 오전 10시30분 광주 본원에서, 사랑의 씨튼 수녀회는 24일 오전 11시 광주 본원에서 종신서원식을 한다.
죽을 때까지 수도자로서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는 삶을 살겠다는 종신서원을 한 수도자들은 앞으로 수도자로서 청빈과 정결·순명의 서약을 지키며 평생동안 봉사와 희생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종신서원의 의미와 되기 까지의 과정 등을 알아본다.
□입회시기에 맞춰 열려
종신서원식 날짜가 교회법으로 지정된 것은 아니지만 약속이나 한듯 2월달에 몰려있는 것인 입회시기와 관련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수도회들이 매년 2월과 9월 경 두차례에 나눠 입회식을 갖고 있다. 일정 기간(약 10년 전후) 연 단위의 수련기와 청원기, 유기서원기를 지나 종신서원을 하게됨으로써 시기도 입회 때와 비슷한 2월과 9월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서원(誓願)의 사전적 의미가 `보다 선하고 훌륭하게 살겠다고 하느님께 약속하는 행위`라고 볼 때, 종신서원은 이러한 삶을 말그대로 종신토록 살겠다는 약속이다. 나아가 소속 수도회나 공동체의 완전한 회원으로서 살아가겠다는 `마지막 약속`이기도 하다.
성직자로서의 삶에 있어 사제서품식이 큰 마디가 되듯, 수도자에게 있어서는 종신서원식이 큰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 수도회에서는 가족과 친지들을 초청한 가운데 경건하고 성대한 종신서원식을 마련한다. 많은 수도자들도 종신서원을 통해 수도자로서의 확실한 정체성을 갖게 되고, 자기 삶의 길이 확정됨으로 인해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수도자가 되려면
수도자는 단순히 되고 싶다는 열망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의 부르심, 즉 성소(聖召) 식별 과정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하느님께 완전히 바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확인한 후 수도원 문을 두드려야 한다. 특히 수도회는 각기 다른 영성과 사도직 활동, 생활 형태를 갖고 있고 최근에는 수도회 이외에도 선교회 등 다양한 봉헌생활회가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봉헌생활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체로 수도회에서 요구하는 자격요건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한 미혼 남녀`이다. 수도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세례받은지 3~5년 이상된 17~30세의 신자로서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추고 있으면 입회할 수 있다.
입회자는 일반적으로 지원기(6개월~1년), 청원기(1년), 수련기(1~2년), 유기서원기(5~6년)를 거쳐 종신서원을 하게 된다. 지원기에는 기본적 생활과 교리 등을 익히게 되며, 청원기에는 구체적인 수도생활을 익히고 수도회의 고유 영성을 배운다. 수련기에 접어들면 사도직 활동을 통해 자신이 선택한 수도회의 영성을 체험하면서 첫 서원을 준비한다. 수도회 장상의 허락을 받아 첫 서원인 유기서원을 한 뒤에는 적어도 2~3년 동안 다시 한번 수도성소를 식별하는 시간을 거친다. 유기서원은 말 그대로 유기서원 기간 동안만의 서원이므로 기간 이후에는 구속력이 없다. 이후 지원자는 종신서원을 통해 본격적인 수도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수도회별로 차이가 있지만 종신서원까지는 보통 6~9년이 소요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