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호 `3선시장` 접고 지사출마로 선회 계획…17일쯤 공식 발표<Br>새누리 3선연임 불가론 등에 영향, 김관용 지사도 압박감 심할 듯
박승호 포항시장이 조만간 3선의 꿈을 접고 경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경북도지사 선거에 뛰어들면 지사 선거는 물론 포항시장 선거 구도까지 급변하면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관련 기사 2면> 13일 박 시장의 측근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는 17일께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경북도지사 선거 후보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당초 박 시장의 기자회견은 설 연휴가 끝난 이달 초로 예정됐으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늦춰졌으며, 13일 오전 측근들과 긴급회의를 거쳐 다음주 초 발표 날짜를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승호 시장은 최근 7일 동안 계속된 포항지역의 폭설에 따른 제설작업을 13일 돌연 중단하고, 이날 오후 서울로 급히 상경해 이병석 국회부의장을 면담했으며, 이 자리에서 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포항시장 3선 출마 의지를 표명해온 박 시장이 도지사 선거 출마로 급선회한 배경은 무엇보다 새누리당이 오는 6·4지방선거에서부터 단체장의 3선 연임 불가 원칙을 공천의 기준으로 삼을 공산이 커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이미 새누리당 당내 안팎에서는 지방선거 공천 유지를 결정한 후 국민들의 저항이 크자 그에 버금가는 혁신을 해야하는 만큼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가 3선 연임 불가를 잠정 결정하고, 형식적 절차만 남겨 놓았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박 시장은 불분명한 국면을 지켜보기 보다는 도지사 도전으로 체급을 올리면 그동안 자신을 휘감아 왔던 난관이 해결되고 3선 연임 불가가 사실로 굳어지면 포항 표밭을 배경으로 승부를 해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여러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포항의 현직 단체장 교체지수가 도내 23개 시군 가운데 가장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 데다 이후 선호도도 좀처럼 반등하지 않은 채 정체된 점도 큰 부담으로 작용, 도지사 도전이라는 묘수로 국면을 전환한 것이란 시각도 없지 않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결정을 내린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지역 국회의원 및 원로들과 상의해 도지사(출마)든 , 시장이든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도지사 행을 강력 부인하던 당초 입장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박 시장이 3선을 포기하고 도지사에 도전함으로써 3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김관용 지사에게 당장 심리적 압박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역 정가에선 김 지사가 도민들의 지지는 높지만 72세 고령이라는 점, 또 3선 도전이라는 부분 등이 겹쳐 중앙당 등으로부터 용퇴 압력을 받았다는 소문이 연초부터 나돌았으나 오히려 더 보폭을 키우며 도내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이 뛰어들면서 경북도지사 선거는 이미 출마를 선언한 권오을 전 국회사무총장 외에도 김천의 이철우 국회의원 등 경쟁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여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또 현직 시장이 경북도지사로 선회, 무주공산이 된 포항시장 선거전 역시 한층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