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 열정의 무대에 박수치며 환호
포항운하 준공 기념 뮤지컬 `명성황후`포항 특별공연이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대성황을 이뤘다.
3일동안 5회 공연 전석매진 기록하며 대성황
리얼한 연기·다양한 볼거리로 벅찬 감동 선사
관객들은 작전명 `여우사냥`으로 명성황후를 잔혹하게 시해해 조선의 황실을 짓밟았던 일본군들의 만행을 지켜보며 피가 거꾸로 솟는 울분을 느끼곤 했다.
뮤지컬 `명성황후`는 조선의 마지막 국모 `명성황후`의 비극을 소재로 1996년 초연된 뒤 19년 동안 전 세계에 한국뮤지컬을 대표한, 토종 뮤지컬계의 자존심으로,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5회 공연돼 4천800여석 매진으로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공연문화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포항의 관객들은 높은 관람료가 부담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명성황후`라는 이름 하나로 기대에 부풀어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공연을 본 사람들은 “새해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줘서 감사하다”, “배우들의 열정으로 정말 한을 풀 듯 진짜 뮤지컬을 본 것 같다”, “대형 뮤지컬을 본다는 것보다 비운의 국모인 명성황후의 일대기를 통해 강한 애국심을 느낄 수 있었다” 등의 찬사를 보냈다.
포항 특별공연에서는 명성황후 역의 뮤지컬 스타 이태원씨가 포항시 홍보대사로 위촉되는 깜짝 이벤트도 진행됐다.
장염을 동반한 감기에도 열정의 무대를 펼쳤던 이씨는“포항시민이 주신 홍보대사의 역할, 열심히 하겠다”라며 객석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뮤지컬 `명성황후`는 막이 오름과 동시에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무대미술가 박동우씨의 역작이 베일을 벗었다. 답답한 역사극 일거라는 편견을 깬 음악, 회전무대를 바탕으로 한 30여회의 화려한 무대전환, 현대적인 의상과 함께 배우들은 열정의 무대를 펼쳐보여 4천800여 관객의 마음을 충족시켰다.
특히 명성황후와 대원군의 심리전에서 유지된 팽팽한 긴장감은 수준높은 무대 장치에서 오는 감동이었다. 심리적 갈등 상황을 회전무대 위에 배치해 빠르게 전환시킴으로써 긴박감을 더했다.
아쉬움도 있었다. 눈을 현혹하는 화려한 무대와는 달리, 따로 자막이 없어 배우들의 대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관객이 많았다.
하지만 2% 부족했던 옥에 티는 19년 동안 `조선의 국모`자리를 지켜온 이태원씨의 수정 같은 소프라노 음성과 `조선의 마지막 국모` 다운 강력한 인품 등 열정적인 무대와 주연 같은 조연들의 활약으로 쉬 묻힐 수 있었다. 아역배우들은 맑고 고운 목소리로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 절도 있는 군무와 호쾌한 무과시험 장면, 신들린 점쟁이의 강렬한 포스와 차가움은 관객들을 소름 끼치게 했다. 조연들의 리얼한 연기와 웅장한 합창, 가슴을 울리는 음향효과는 미흡한 대사 전달이 주는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았다.
마지막 장면,`백성이여 일어나라`가 울려 퍼지자 관객들의 박수 열기가 장내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아낌없는 환호는 뮤지컬`명성황후`가 지난 19년간 한국의 대표 뮤지컬로 자리매김 한 이유를 알게 됐다.
뮤지컬 `명성황후`포항특별공연은 “2014년 갑오년 새해를 맞아 가족 또는 연인들이 즐기기에 다양한 볼거기, 들을거리, 재미와 더불어 감동을 함께 주는 가장 안성맞춤인 뮤지컬을 보여줬다”는 공연 관계자들의 평을 받고 있다.
뮤지컬 `명성황후`팀은 오는 21, 22일 이틀간 공주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주시 초청 공연을 펼친다.
어려웠던 한국 뮤지컬계에 희망을 안겨준 대작이며 우리민족의 한을 그려 넣은, 한국 대표의 뮤지컬로 19년간 한민족의 가슴 속 응어리를 녹여주고 있는 이들이 마지막 공연까지 초심을 잃지 말고 오랫 동안 뮤지컬의 절대강자로 자리매김 하길 간절히 기대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