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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대추나무를 위하여

등록일 2014-03-11 02:01 게재일 2014-03-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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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태 규

난 너에게

늦은 밤 바지춤 열고

짠물로 네 뿌리를 능멸했건만

넌 나를

이 봄에도 마중하는구나

대추열매 바라지 않을 테니

오래 푸른 잎들만이라도

풍성하게

날려주련

수령이 높아도 매년 열매를 맺을 줄 아는 대추나무에서 인생의 보편적 진리를 찾아가는 시인의 눈이 깊다. 나이들수록 신실한 삶을 살아가는 인생은 얼마나 값지고 귀한 것인가. 나이 들었다고 포기하거나 단념하지 말고 끊임없이 성취에 대한 열망으로 살아간다면 반드시 결실에 이르를 수 있다는 진리를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어떤 열매가 열릴지는 알 수 없으나 푸른 잎새라도 누리고 싶은, 간절히 봄을 기다리는 노래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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