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시즌3`의 심사위원으로 활약중인 유희열이 대세다. 물론 유희열은 음악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유희열의 스케치북` 진행자로도 이미 충분한 명성과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유독 `K팝 스타 시즌3`에서 보여주는 유희열의 모습에 대중들이 더욱 열광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심사위원석 옆에 함께 앉아있는 양현석과 박진영이 결코 모방할 수 없는 유희열 만의 독특한 애드리브(ad-lib) 때문인 것이다.
애드리브란 라틴어 adlibtum의 약칭으로 본래는 `자유로`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아나운서나 토크쇼 출연자가 멘트를 즉흥적으로 말하는 것, 연극 무대에서 배우가 대본에 없는 대사 표현이나 연기를 소화하는 것, 그리고 음악에서는 클래식의 템포나 재즈의 멜로디 표현을 연주자의 즉흥적인 감각에 맡긴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유희열의 경우처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탁월한 애드리브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순발력과 대화를 흐름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천부적인 감각이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기저(基底)에 깔려있어야 하는 점은 바로 풍부한 지혜이다.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유명한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의 애드리브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다. 간디가 영국에서 유학을 하던 시절, 식민지 국가 출신인 간디의 꼿꼿하고 당당한 태도를 평소 아니꼽게 여기던 피터스라는 교수가 있었다. 하루는 간디가 대학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피터스 교수 옆으로 다가가 같은 식탁에 앉게 됐다. 피터스 교수는 못마땅한 표정과 함께 거드름을 피우며 간디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음, 간디군, 아직 자네가 이곳 영국의 문화를 잘 모르는 모양인데, 우리 영국에서는 새와 돼지가 함께 같은 자리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는 없다네”라며 간디를 인격적으로 모욕했다. 그 말을 들은 간디는 “아, 그런가요? 교수님. 그렇다면 걱정 마세요. 제가 얼른 다른 곳으로 날아가 드릴게요”라며 피터스 교수를 보기 좋게 망신을 줬다. 이날의 모욕 이후 간디를 향한 복수심에 불탄 피터스 교수는 다가오는 중간고사 시험을 굉장히 어렵게 출제해 인도 출신 간디를 곤란하게 하려 했으나, 오히려 간디는 영국 본토인들도 받지 못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간디의 훌륭한 성적에 더욱 약이 오른 피터스 교수는 수업시간에 공개적으로 간디를 일으켜 세우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간디군, 자네가 길을 걷고 있다가 두 개의 자루를 발견했네, 한쪽 자루에는 엄청난 금액의 돈이 가득 들어 있고, 다른 자루에는 지혜가 가득 들어 있다네. 두 개의 자루들 가운데 반드시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자네는 어떤 자루를 택하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간디는 머뭇거림 없이 “그야 당연히 돈 자루죠”라고 답했다. 간디의 대답을 들은 피터스 교수는 쓴 웃음과 함께 비아냥 거리는 말투로 “간디군, 내가 자네라면 나는 지혜가 가득 들어있는 자루를 택했을 것이네. 역시 자네는 물질에 집착하는 수준 낮은 친구로구만”이라며 간디를 공개적으로 조롱했다. 그러자 간디는 당당하고 힘찬 목소리로 “뭐… 각자 자신이 가지지 못한 부족한 것을 선택하는 것 아니겠어요?”라고 답했다. 피터스 교수의 두 번 째 완패였다. 요즘 시쳇말로 멘붕 상태에 빠진 피터스 교수는 얼마 후 간디에게 한번 더 복수 하기 위해 채점을 모두 마친 기말고사 시험지를 학생들에게 나눠 주면서, 유독 간디의 시험지에만 점수를 쓰는 대신 “idiot(멍청이)”라고 욕설을 적은 후 간디에게 주었다. 시험지를 받은 간디는 모든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큰 소리로 피터스 교수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교수님, 제 시험지에는 점수는 적혀 있지 않고, 교수님 성함만 적어 주셨는데요?” 간디의 이 말을 들은 피터스 교수의 표정이 충분히 예상이 되고도 남는다. 결국 풍부한 지혜가 바탕이 된 애드리브의 승리였다. 언제 어디서든 간디처럼 탁월하고 멋진 애드리브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