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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

등록일 2014-04-22 02:01 게재일 2014-04-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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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호 승
어머니

아무래도 제가 지옥에 한번 다녀오겠습니다

아무리 멀어도

아침에 출근하듯이 갔다가

저녁에 퇴근하듯이 다녀오겠습니다

식사 거르지 마시고 꼭꼭 씹어서 잡수시고

외출하실 때는 가스불 꼭 잠그시고

너무 염려하지는 마세요

지옥도 사람 사는 곳이겠지요

지금이라도 밥값을 하러 지옥에 가면

비로소 제가 인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인간다운 삶이란 어떤 삶일까? 이 시에서는 인간다운 삶을 `밥값`하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우리 주위엔 이 밥값을 하고 사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아니 나 자신마저 밥값 제대로 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자문해보고 싶어진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나 남을 위해 배려하며 기꺼이 자신을 내주는 진정한 밥값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야말로 진정으로 밥값하고 사는 사람들이 아닐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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