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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돼 읽어보는 유년시절 동화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4-05-09 02:01 게재일 2014-05-0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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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  정혜윤 등 17명 지음  반비 펴냄, 244쪽
건축가 김진애, 오영욱, 서울도서관장 이용훈, 라디오 피디 정혜윤, 경제학자 우석훈, 아나운서 고민정, 소설가 황경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17인의 탐서가들이 동화책을 한 권씩 손에 들고 한 자리에 모였다.

`플랜더스의 개`, `비밀의 정원`, `어린 왕자`, `인어 공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서가 깊은 곳에서 `내 인생의 동화`라 할 작품들을 꺼내온 저자들은 오랜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화와 함께 성장했던 유년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어렸던 나와 다시금 마주하면서, 그때는 미처 몰랐던 새로운 감동과 교훈을 발견하는 과정을 글에 담았다.

유년 시절에 읽었던 동화를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을 때, 우리는 무엇을 얻게 될까? 동화를 읽으며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로 `시간 여행`을 다녀온 저자들은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반비 펴냄)에서 결코 `추억의 복원`만이 두 번째 독서의 유일한 매력이 아니라고 말한다.

명작 동화들은 어른에게도,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삶의 의미를 되새겨주며, 고단한 시간을 감내하는 용기를 북돋워준다. 특히 동화는 세상에서 가장 쉽고 아름다운 언어로 그런 가르침을 전해주어, 감동의 깊이를 더한다. 아련한 시간 여행 끝에 저자들이 발견한 것은 어른의 영혼도 또 한 번 성장시키는, 위대한 고전의 힘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디서부터 어긋났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 동화의 힘은 더욱 빛난다. 동화는 우리를 그때 그 시절로 다시 데려가, 사람이 지켜야 할 윤리와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와 세상의 아름다움을 상기시키며, 근본적인 성찰로 우리를 이끈다.

우리는 모두 동화를 먹고 자란다. 동화는 그 자체로 우리의 성장기이다. 그래서 동화를 다시 읽는 것은 그 동화에 새겨진 성장의 발자취를 다시금 되짚어 추억하는 일과 같다.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저술가, 독서가들이 어린 시절에 읽었던 각별한 동화들을 다시 읽으며, 어떻게 동화와 함께 성숙했고, 세상의 진리를 깨쳤으며, 마침내 지금과 같은 모습의 어른이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동화 두 번째 읽기를 통해 저자들이 공통적으로 발견한 것은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고전의 힘이다. 명작 동화들은 그 어느 책보다도 쉽고 아름다운 언어로, 인생과 세상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주고, 지켜가야 할 소중한 가치들을 알려주며, 더 아름답게 나이 들도록 응원해준다.

동화는 “나를 퇴행시킴으로써 재무장”(김혜리)시키기도 하고, “막막하고 무기력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이라 할지라도, 손에 쥔 모래알처럼 의미 없이 스르르 빠져나가 버리지 않는다는 것을”(안소영) 가르쳐주기도 한다.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권오준)는 구절은 여전히 진리이며, 어른에게도 여전히 “기적과 마법의 순간”(김용언)은 필요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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