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일 근
비행기 타고 배 타고 이 나라 수도 서울로 찾아와 나에게까지 한약재를 권하는 저
많은 사람들, 눈물이 번져오는 젊은 시인의 마음을 그들이 어찌 알랴. 한국 가면 한몫
건진다기에 빚 내서 왔다며 이젠 돌아갈 일이 꿈만 같다며, 결코 가짜가 아니라며
나에게 우황청심환을 권하는
옛 고구려 땅의 흰옷 입은 동포가 어느 날 서울역 지하도에서 가짜 우황청심환을 팔고 있는 현장을 보고 시인은 당혹감과 함께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된다. 꿈에도 그리던 조국에서의 형편없는 추락과 비정한 현실을 시인은 가슴 아프게 바라보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시인의 현실 대응을 읽어내리며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짐은 무슨 까닭일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