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장선거로 고향 선후배 등돌리나
각각 새누리당과 무소속으로 한판의 선전이 기대됐던 이강덕·이창균 포항시장 후보는 인연 깊은 고향 선후배 관계에서 결국 맞고소 사태의 지경에 이르게 됐다.
29일 하루 포항시청 브리핑룸은 이들 두 후보의 연이은 기자회견으로 술렁거렸다.
먼저 이날 오전 이창균 후보는 이강덕 후보의 경찰간부 재직 중 재산 증식 문제 등을 지적하며 후보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급기야 이강덕 후보는 오후 2시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2년 새 7억6천여만원, 2년 연속 경찰간부 중 재산 증가 1위` 등 주장은 허위사실 공표이며 이를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 밝힐 것 등을 요구하며 경찰과 선관위에 고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이창균 후보도 보도자료를 통해 역시 고발할 방침을 밝혀 6·4 포항시장 선거는 여성우선추천지역 선정 및 번복, 모성은 후보 전화여론조사 조작 혐의 적발과 후보 사퇴, 공원식 후보 금품살포 혐의 적발·후보 사퇴에 이어 맞고소 사태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이창균·이강덕 후보는 각각 54·52세의 동향 선후배이자 서울에서 지방재정학자와 경찰엘리트로서 우의가 각별하던 사이였다.
특히 지난 2007년 12월 부터 2개월 동안 이명박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나란히 참여한 시절, 이들은 늦은 밤 퇴근 후 사무실 인근 인사동의 선술집에서 만나 서로 `형, 동생`하며 서스럼 없이 호칭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두 후보의 오랜 인연을 가까이서 지켜본 재경 포항향우회 회원 김모(57)씨는 “고향에서 상경해 객지에서 선후배의 우의를 다지며 일가를 개척한 두 사람이 선거를 계기로 이런 지경에 이르게 돼 너무 안타깝다”면서 “고향에 헌신하기로 한 마당에 상대를 검증하기 위한 뜻은 이해하지만 과연 포항시민을 위한 최상의 선택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고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