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맘때면 인천공항 카운터가 미어지는데 이번엔 한가했다. 비행기 안에서도 중국, 필리핀 등에서 연결되어 오는 승객들이 대다수이고 국적기인데도 한국인은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지속되는 경제불황에 세월호 참사까지 겹쳐 국민들의 일반 씀씀이만이 아니라 해외여행도 크게 자제되고 있음이 우리 한국사회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사는 동네에서도 지난 몇 달 동안 장사가 더욱 안된다며 가게주인들의 걱정이 많았다.
지금 세계는 사막화의 진행으로 많은 걱정에 쌓여있다. 곡식들을 가꾸거나 가축을 방목하기도 어려운 지역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로스앤젤레스 만해도 저 멀리 콜로라도의 강물을 수송해오지 않는다면, 이 1천만명이 넘는 인구가 살아 갈수도 없고 대규모 농장에 물을 댈 수도 없을 것이다.
우리 한국도 요즈음 물 아끼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지만 지구 대부분의 지역 보다는 훨씬 나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 더 큰 걱정은 전력부족이다. 한국의 진짜 더위는 장마 이후에 찾아오는데 후덥지근하며 열대야를 동반하니 에어컨 없이는 살기 힘든데 전력의 블랙아웃 가능성 때문에 걱정들이 크다.
당장 화력발전소며 원자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해 낼 수가 없으니 몇 년내에 전력의 추가공급이 힘들다. 따라서 국민들은 올 여름도 블랙아웃이 두렵고 전기세폭탄이 두려워 에어컨도 잘 못 켜며 더위를 이겨내야 할 것 같다.
미국도 아직 불황을 극복해 내지 못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잡지 못하고, 부동산 시장도 몇 년째 얼어붙어 있다. 작년부터 부동산이 기지개를 켠다 하여 많은 이들의 맘을 설레게 했는데 주택 모기지(Mortgage) 벽이 높아져서 주택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요즈음 비고용율이 6.5%로 예전보다 많이 낮아지고 있다고들 하지만 문제는 많은 이들이 원하는 소득과 직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여독도 가시기전 코리아타운에 갔다가 한 바비큐 레스토랑에 갔다. 이곳은 보기 드물게 마음대로 먹고 일인당 10달러 정도를 받기 때문인지 고객들이 많다. 아무리 고기가 싼 미국이라도 이런 곳은 보기 드믄데, 예전의 고급식당 자리에 이러한 저렴한 레스토랑이 생긴 것이다. 필자 일행도 차돌배기, 불고기, 삼겹살을 여러 차례 구워 먹었고 셋이 30달러+세금을 내고 왔다.
요즈음 미국대통령 오바마의 인기가 최악이라는데 경제불황을 극복해 내지 못함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경제불황은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의 문제이고 매일매일 새로워지는 국제문제들도 미국정부의 큰 부담일 것이다.
오늘 오후에는 유기농 식품을 파는 트레이드 조스에 갔었다. 그리 크지 않은 동네가게로서 매우 인기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 오면 우선 카트를 하나 끌면서 시식용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과일, 채소, 그리고 치즈 등 가공식품을 사게 된다. 우선 커다란 수박을 한통 골랐는데, 5~6달러 정도이다. 그 옆에 예전에 보지 못하던 아주 작은 수박들이 있는데, 지름이 15cm 정도이고 가격은 한 개당 2.75달러였다.
얼마 전 한국의 한 농촌에서 사과 크기의 수박을 개발해 내었다는데, 맛은 그대로이면서 사과같이 껍질 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보통수박은 무거워서 넝쿨과 열매가 땅바닥에 있어야 하지만 이것은 토마토나 단호박 같이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그렇다면 베란다에서 화초 같이 키울 수도 있고 그 자리서 따 먹을 수도 있는 큰 히트 상품이 될 수도 있다고 보아진다.
불황이 극복되려면 농업분야에서도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많아져야할 것 같다. 물론 정부의 거시정책이 국제적인 상황과 국민의 정서를 잘 읽어냄에 바탕을 두어야 할 것은 당연히 요구되는 사항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