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의 전체 농지는 70만㏊라고 한다. 개간 가능한 땅이 300만㏊인데 불과 20% 남짓만 경작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전체 경작지 180만㏊와 비교하면 170만명 정도가 거주하는 연해주 농경지의 규모를 알 수 있다.
이곳은 150년전 우리 선조들이 학정과 기아를 피해 새로운 희망을 찾아 떠나온 곳이었다. 스탈린 시대에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했다가 20여년 전부터 5만명 가까운 고려인들이 재정착을 위해 이곳으로 이주해오고 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농사를 짓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곡물가가 싸서 가족중심 농업이 더 이상 연해주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 농업은 그런대로 수익을 가져 올 수 있다고 한다. 이곳은 특히 콩과 옥수수 재배의 최적지라고 하는데, 대량생산된 콩과 옥수수가 소비량의 90%를 수입하는 우리나라에 그대로 공급될 수 있다. 말 그대로 해외 식량기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포항 출신의 한 농업경영인이 이곳에 배추와 무 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2013년에는 시험 삼아 60만평에 파종했는데 한국의 배추와 무값이 폭락하여 생산량 모두를 현지에서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올해는 한국시장이 어떠할지 모르지만 러시아나 일본에서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들었다.
평소 환동해권과의 교류에 관심이 많던 필자도 이분과의 교류를 통해 연해주의 농업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대학원생들과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농학 자체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필자의 전공분야가 지역개발 및 관련 공공정책 수립이라서 평소 개발도상국의 농업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10년내에 지구촌이 식량과 물 전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한 말은 공연한 얘기가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 전세계의 식량난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며, 우선 중국, 서남아, 아프리카 등지의 곡물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 한국으로서도 식량자급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며 이 연해주의 땅을 장기 리스하여 세계 식량난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 기업들로서는 곡물만이 아니라 채소, 특히 고부가가치 작물재배를 시도할 이유가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기업의 수익이 창출되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가난하게 살아가는 고려인들의 삶을 안정시켜 줄 수 있다고 본다. 이들을 고용하고 이들의 커뮤니티 건설을 도와 줄 수도 있다고 본다.
또한 이곳에서 북한동포들을 고용할 수도 있을 것이며 이러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장차 우리 한국기업이나 미주교포들이 러시아 지자체 내지 기업의 협조를 얻어 북한의 농업기술 향상 내지 농업근대화에 참여 및 정책조언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올해 북한은 가뭄이 계속되어 농업생산량의 감소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북한은 농업과 관련한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농사에 필요한 물자공급 상황도 좋지 않고 기후 변화에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워서 주변 여건에 따라 농업 생산량이 크게 좌우된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매년 전 인민을 동원해서 농촌지원 전투까지 벌이고 있는데 21세기에 들어와서까지 식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북한체제에 맞는 `집단영농방식`으로 일함에 따른 낮은 농업생산력의 결과이며, 농업기반시설 부족, 영농자재 부족 등의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 1980년 중반부터 식량난이 심각해졌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국제사회의 농업지원, 북한 당국의 증산정책 등으로 매년 400만t 이상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식량 부족량이 매년 123만t에 이를 만큼 북한 식량난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