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티는 인구 1천만명의 대도시가 되어 있다. 베트남에서는 자본주의적인 요소를 가장 많이 지니고 있다고들 하지만 이곳 정부의 통제는 아직도 사회주의적인 딱딱함과 비신축성을 지니고 있어 보인다.
아직도 호텔이나 민박집 등의 외국인들의 출입이 감시되기도 하고 종교활동이 가능은 하나 선교는 자유롭지 못하다고 한다. 한국인들의 입국은 비자 없이도 가능하나 미국인들에게는 비싼 금액과 함께 비자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자기가 싸웠던 적국이었기에 그러하다는데 한국인의 경우에는 자기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압력에 의한 것이니 이해하겠다는 것이다.
여름이라서 대절한 마이크로버스 안에 있을 때는 모르지만 도심 상점가를 걸을 때는 무척 덥고, 도보까지 꽉 찬 물건들, 쓰레기와 오물들, 하수구 냄새 등이 섞여 숨쉬기가 힘들다. 부지런히 사는 모습들이지만 위생상황은 아직 열악하다.
한참을 걷다가 커다란 아케이드 건물, 벤탄시장으로 갔다. 이곳은 호치민의 특징적인 시장으로 많은 종류의 물건을 팔기에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곳이다. 체육관 같이 넓은 공간에 수 천개의 가게들이 촘촘하게 옷, 수공예품, 전자기기 등 각종 물품들을 쌓아 놓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필자는 잠자리 탓에 약간 감기가 들어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라서 어서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는데, 밖으로 나가자 그 무더위에도 숨이 확 뚫린다.
커피 한잔하기로 하고 주변의 커피숍으로 갔더니, 사람이 꽉 차있다. 좀 더 걸어 다른 곳으로 갔더니 좀 한가해서 10명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Cafe Suda`. 한국말로 읽으면 `커피쓰다`라서 잘 기억하는데, 베트남 브랜드 아이스커피이다.
이곳 커피는 진하고, 아이스커피라도 매우 진하고 달게 해서 나온다. 얼음을 가득 채워주는데, 이곳 사람들은 천천히 얼음을 녹여서 마시는데 비해 필자의 경우 언제나 그렇듯이 단숨에 커피만 마셔버리니 모두들 당황하는 기색이다.
베트남은 우리 한국에 비해 국토도 넓고 인구도 많다. 더구나 남북으로 갈려있지도 않다. 사람들이 부지런하니, 이러한 세계불황 속에서도 잘 발전해 나가는 것 같다. 싼 중국물건들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물건들을 만들어 팔아내는 나라가 흔치는 않을 것이다.
이곳 사람들은 한국의 발전을 자기들의 발전모델로 삼고 싶어 한다고 들었다. 또한 한류가 이곳을 크게 영향주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한국 비디오를 보고 한국 아이돌의 음악을 듣는다. 한국건설사들도 한동안 한국식 뉴타운 건설로 재미들을 보았다.
하지만 요즈음 불황에는 많은 건설사들이 좀 더 싼 주택건설을 시도하고 있다. 과거의 1㎡당 1천500달러가 아닌 600~700달러의 분양가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이를 사회주택(Social Housing)이라고 부른다.
이곳에도 대단히 비싼 주거들이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호치민시티의 많은 사람들은 슬럼의 열악한 주거에 거주하고 있다. 대절한 마이크로버스를 타고 8번가를 돌아보는데, 슬럼과 같은 곳도 있고 좀 더 나은 형태의 집들도 있다. 그러나 주변의 강들은 매우 오염되어 악취를 풍기고 있다. 각 마을의 오염물들이 모두 이곳으로 흘러나온다고 보면 된다.
좀 반반해 보이는 건물들도 뒤로는 강쪽으로 연결되어 강위에 기둥을 세우고 건물을 연장시켜 놓았다. 이곳에서 음식하고, 샤워하고, 화장실의 기능 등이 다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오물들은 강으로 직행하게 된다. 호치민시는 이곳을 어떻게 향상시킬지 별 능력도 아이디어도 없는 것 같다. 오직 외국기업들이 신도시건설을 꿈꾸고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