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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도심이야기

등록일 2014-09-17 02:01 게재일 2014-09-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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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포항에 20년 가까이 거주하다 보니 이곳 토박이를 자처하는 분들 만큼이나 이 지역 지리에 밝아졌다고 생각된다. 물론 사는 곳과 직장이 북부 끝자락에 있어 그곳 지리에 더욱 익숙하기는 하지만 시내 다른 지역에서도 길을 잃거나 동서남북을 혼동하는 경우는 드물다.

포항으로 이사 와서 몇 년간은 도심지리에 익숙하지 못해 거리를 헤맨 적이 많다. 언젠가는 구룡포에 갔다가 직장동료인 대학동창이 운전하여 형산강을 건너 칠포 인근의 직장으로 되돌아가는데 포스코대교를 건너 바로 우회전하여 강변도로를 탔는데 그후 몇 차례 좌회전 하다 보니 갈 길은 나오지 않고 10여분 후에 강변로 근처인 문화예술회관으로 되돌아 나온 적이 있었다.

대구~포항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고속도로에서 내려 포스텍이나 죽도시장을 찾아가는데 방향을 몰라 난감해 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내비게이션이 널리 보급된 것이 불과 5,6년 전이라고 생각되니까.

그때도 생각하던 것이 죽도시장 혹은 포스텍 인근에 무언가 랜드마크적인 건물이나 구조물이 세워져서 멀리서도 대충 그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하거나 다른 사람으로 부터도 `어디어디 옆` 하는 식으로 손쉽게 설명되고 알아들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생각했었다.

포항도심에는 랜드마크적인 건물이 드물다. 오거리, 육거리 하는 식으로 도로결절점이나 지명은 존재하지만 외지인들에게는 큰 지침이 되지 못한다.

지금은 도심외곽으로 고속화도로가 개통되고 그에 따라 신개발지나 학교 등주요 거점들이 연결되어 외지인들도 손쉽게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도심은 문제가 많다. 찾아가기도 쉽지 않고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다. 더구나 동빈내항, 육거리, 오거리 등에 걸쳐 도심공동화가 크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의 어느 도시가 그러하듯이 포항의 경우도 도심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빈내항의 오염을 제거하고자 포항운하를 뚫었다고 하지만 이 사업의 또 다른 목적은 도심활성화를 위해서이다. 포항시는 그 주변의 도심재개발 내지 재생사업을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심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노력은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외곽신도시 내지 주거개발이 인기 있고 사업성이 있다 보니 교외화를 너무 부추기게 되어 도심은 쇠락하게 되고 사람들의 통근거리는 멀어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주변의 자연녹지가 훼손되고, 에너지소모 및 탄산가스 배출량이 늘어나게 되었다.

포항시의 경우에도 구시청사와 구포항역 인근을 중심으로 도심활성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심 대부분의 지역들은 기존의 상업활동과 커뮤니티가 보존될 도심재생전략을 채택함이 옳다고 보나 일부 거점지역들은 랜드마크적인 복합기능의 건물로 개발하여 도심활성화의 시금석역할을 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일일 1만명 이상의 승객이 이용하는 도심의 낡은 시외버스터미널의 경우도 다른 도시의 경우처럼 터미널+백화점+호텔기능이 포함된 도심의 주요거점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육거리 구포항시청 인근의 폐교될 초등학교터도 뮤지엄, 상업시설, 주거시설들이 포함된 랜드마크적인 복합기능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시민들의 편의만이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의 유치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포항KTX역 개통이 포항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 올 것이고, 역세권개발이 중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도심활성화와 역세권개발이 협력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교통분담, 경제산업역할분담 등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투자자 확보가 중요하지만 두 사업의 시간적인 간격도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예측과 다양한 시나리오 하에 포항의 전반적인 발전계획을 짜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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