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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슬에 대하여

등록일 2014-10-10 02:01 게재일 2014-10-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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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순 자
광장에 선 소나무

온몸에 전등불 켠다

한겨울 잠에서 깨어나

사방의 소음에 귀를 연다

푸른 잎 잃은 자리마다

밤마다 꽃피지만

끊이지 않는 악몽이 실핏줄마다 박힌다

예리한 빛에 쪼여

안구가 충혈되고

아픈 껍질 떨어져나간 자리

찬란한 사슬로 얼얼하게 묶여 있다

밤 없는 밤

치명의 독인 빛을 게워내 보지만

진정되지 않는 속

굴레이거나 이미 관습이 되어버린 장식의 삶

날마다 환한 빛이 온몸에 감긴다

시인이 인식하는 현실은 사슬과 굴레에 묶여있는 구속의 차가운 현실이다. 도심에 심어진 소나무에 친친 감긴 반짝이는 색등을 볼 수 있다. 시인은 이런 소나무를 보면서 소나무만 사슬에 묶여 있는 것은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삶도 어떤 굴레와 사슬에 묶여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깊다. 관습이 돼버렸거나 장식의 삶으로 변해버린 것인지 모르는 우리를 친친 두르고 있는 사슬과 굴레를 보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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