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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의 방파제와 풍력발전

등록일 2014-10-15 02:01 게재일 2014-10-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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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문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포항에 살면서 가볼 곳이 매우 많지만 20년전 포항으로 이사 후 즈음해서 가장 많이 가던 곳이 칠포해변이었다. 특히 봄, 가을이나 겨울에는 찾는 사람 별로 없는 한가한 해변이었지만 바닷가에 서서 몰아치는 파도를 바라보는 게 취미였었다. 그리고 해변가 관광호텔에 딸린 `엘리제`라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배가 고프면 그곳 특유의 두툼한 돈까스를 시켜 먹기도 했었다.

그러나 영일만항이 건설되는 몇 년 동안은 번잡하기도 해서 칠포 쪽 바다를 찾지 않았었다. 하지만 영일만항이 개항된 이후에는 주변에 새로 건설된 방파제를 찾아 바다도 보고 낚시꾼들의 모습을 지켜봄이 가끔의 일과였다.

요즈음은 영일대해수욕장 피어(Pier) 위에 건설된 누각에도 가보고 해맞이공원의 미술관에도 가보고 여남동의 횟집이나 커피숍에도 가보는 등 들를 곳이 많아졌다.

지금까지 살면서 국내외 많은 곳을 가보았지만 우리나라의 도시들 같이 특색 없는 곳도 찾기 힘들다. 하지만 해변도시는 좀 다르다. 특히 도심이 해변과 맞닿은 도시는 좀 더 색다름을 준다. 요즈음 세계의 많은 도시들이 수변개발(Waterfront Development)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데 도심해변을 지닌 포항이야 말로 그 해변의 정취며 수변개발이 도시활성화의 큰 동력이 될 것이다.

해양도시로서 포항은 다양한 가능성들을 지니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어업도시로서 전국 최대 규모 어시장인 죽도시장을 지니고 있고 최근에는 영일만항의 개항과 더불어 영일만항-포항신항-포항구항이 구성하는 해양물류중심도시로서의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의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해양테마파크, 해양스포츠 등의 기능도 포항의 큰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지역은 국가차원에서 에너지환경산업벨트로 지정되어 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가 울진과 경주에 집중되어 있고 포스코의 연료전지공장이 있고 지열발전시험장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곳에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곳은 바람이 세고 파도가 강하기에 풍력발전이나 조력발전소가 입지할 만한 곳이 많다고 본다. 또한 동해안의 가스하이드레이트나 시베리아의 가스전 개발과 연계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오늘 필자가 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풍력발전이다. 이쪽 동해안은 바람이 세기에 풍력발전의 적지라고 보아지며 영덕에는 풍력발전소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 현재 포항 영일만항 앞바다에는 폭 20m에 길이 5km의 방파제가 있다. 이미 국토부에서 이곳에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는데 항만운용에 지장이 없다면 신속히 개발을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다이기 때문에 바람이 세고 대형풍력발전기를 설치 할 수 있음이 장점이라고 본다.

전문가의 의견에 의하면 이곳 풍력발전기 기둥을 방파제 위에 구멍을 깊이 파서 묻으면 방파제도 안전하고 80미터 높이에 80m 직경 날개의 대형풍력발전기도 안전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1기당 2~3MWh 이상의 전력이 생산될 수 있고 이곳에 10기 정도는 배치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전기가 포항 영일만항 배후단지에 직접 공급될 수 있다면, 송전선을 통한 긴 공급라인이 불필요해진다. 또한 이곳이 이색적인 풍경과 함께 관광명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인근 해변 구릉지에 눈을 돌리면 수십 내지 수 백개의 풍력발전기를 건설할 수 있는 장소는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방파제 인근은 풍랑이 좀 세기는 하다. 그러나 날씨가 좋을 때는 낚시터나 레크리에이션 장소가 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풍력발전기나 시범적으로 설치되었다는 조력발전기 등이 다른 구조물들과 함께 색다른 경관을 연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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