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은 자원이 많다고 알려져 있으나 크게 개발되지는 못하고 있다. 산악지대로서 도로교통이 발달되지도 못했고 국가산업도 발달되지 못했으며 대부분 주민들의 삶 자체가 낙농업 중심의 전통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2007년에 왕정이 무너지고 공산당이 정권을 잡았다가 다시 다른 정당이 정권을 잡는 등 혼란 하에 있다. 정치·경제면에서 인근 대국인 인도의 영향력이 매우 커서 자체적인 개발계획을 수행해 나가기도 힘들다.
수도인 카트만두의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사람들은 막노동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공장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전기, 물 등 기본 인프라도 부족하다. 외국기업들의 경우에도 이를 감당 못하고 손 털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곳은 무더운 인도와 접경하고 있지만 카트만두 자체가 1천300m의 고원에 위치하고 있고 다른 도시들도 2천~3천m의 고지에 위치하므로 날씨는 온화한 편이다. 밤낮의 기온차가 크다고 하지만 한국의 봄여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이곳 카트만두의 도심은 매우 복잡하다. 길이 좁고 차와 오토바이가 무질서하게 달린다. 가끔은 커다란 코끼리가 큰 나뭇짐을 등에 얹고 지나가는 모습도 보인다. 이러한 큰 동물이 도심에 나타남이 아이러니하기도 하지만, 힘들어하는 모습이 너무 불쌍해보였다.
`파탄 더바 스퀘어`로 불리는 옛 왕궁터로 갔다. 이곳은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서 그 규모와 정교함이 놀라울 정도이다. 짙은 붉은 빛깔의, 때로는 검정에 가까운 건물들과 조각들이 힌두교에 바탕을 둔 인간의 염원과 함께 이룩되었다고 보는데 정말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이 왕궁에는 많은 이들이 모여든다. 네팔인들도 많지만 한국, 일본, 중국은 물론 서구의 관광객들도 많았다.
한편에서는 영화를 찍고 있다. 젊은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리는 듯한 네팔이나 인도의 영화사일 것이다. 오랜 건물들, 에로틱한 조각들 앞에서 두 남녀가 무언의 몸짓을 보이고 있다.
이 왕궁 내지 사원과 연이어 비슷한 색상의 건물들이 연이어 있다. 낙후된 상가며 주거들이다. 길은 좁고 쓰레기가 쌓여 있다. 4~5층의 건물들은 좁은 공간으로 나뉘어 있고 많은 이들이 장사하고 거주하고 있는 고밀도 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보존되어야 할 역사유산이 가득한, 그러나 인프라는 크게 부족하고 재정능력도 없는 카트만두를 어떻게 향상 시킬 것인가가 문제이다. 아니면 시민들의 궁핍한 삶을 이대로 두어야 하는 것인가?
요즈음 지어지는 건물들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주변은 온통 4~5층의 다세대 주택들이다. 부실하게 철근이 배합된 콘크리트 기둥에 붉은 벽돌로 쌓아 건물을 지었다. 각층마다 방들이 여러 개 있고 각방에 각기 다른 가족들이 살고 있다.
집들은 히말라야를 볼 수 있게 대개 북향이라고 하는데, 건물에 보온재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난방시설도 없어서 가난한 대부분의 시민들이 추위와 습기를 그대로 견뎌 내기에 다들 건강에 문제가 많다고 한다. 이중벽을 만들거나, 벽돌 안쪽에 보온재를 대거나, 난로라도 피우면 되련만, 그러지 못하니 한국인들로서는 그리 추워 보이지 않는 추위에도 만성질환 환자가 많다고 한다.
한 한동대 졸업생인 현지 사립학교 교장은 `건축자재 값이 매우 비싸기도 하지만, 부잣집이나 가난한 집이나 보온재 없기는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물론 부자들은 난로를 피우겠지만….
이 도시의 산업은 관광과 서비스업 뿐인 것 같다. 농촌의 경우 쌀과 감자가 주식이라고 하는데 그냥 자급에 바쁠 뿐이다. 참외만한 아보카도 등 열대 과일들이 풍성하고 약초도 많다는데 이에 대한 수출계획은 없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