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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 각성해야 할 도심의 위기

등록일 2015-01-08 02:01 게재일 2015-01-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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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형석포항도시재생위원회 위원장
1970년 박정희 대통령과 박태준 회장이 잘살아보자는 국민의 뜻을 모아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속에 포항종합제철소(현 포스코)를 세워 오늘의 번영을 이뤘다.

1995년 포항은 민선시장이 선출되면서 영일군과 통합됐고, 인구 80만 도시라는 목표 아래 장성, 양덕 택지 개발이 이뤄졌고 오천, 문덕, 대이동 등 약 250만평의 택지가 개발됐다. 하지만 현재 포항에 심각한 위기가 오고 있다. 문제는 원도심의 공동화 현상이다. 원인은 전임 시장의 8년 임기 동안 약 320만평 택지가 지금까지도 개발되면서 원도심의 인구가 신도시 아파트 건립지로 이주했고, 2006년에는 포항시청 마저 현 청사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모든 세상의 이치는 중심이 무너지면 대안이 없다. 포항의 통합 당시, 전주시와 청주시는 포항과 비슷한 인구였다. 지금 청주시는 인구 64만이 넘고, 전주시 역시 63만이지만 포항시의 인구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필자는 45년 동안 대흥동에서만 살아왔다. 돌이켜 생각하면 IMF시기에도 지난 한해만큼 이렇게 심각하진 않았다. 중앙동, 대흥동 등 원도심에 작은 사업장이라도 가졌노라면 아침에 눈을 떠서 자신의 사업장에 나가는 것이 두렵다고들 이구동성 말한다. 그 만큼 작금의 경제 상황이 어렵다. KTX가 포항 경제를 일으키는 동력 인양 이슈가 되지만 교통이 편리해지면 이용하는 고객이 편리한 곳으로 빨대현상이 심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대형유통업체의 입주는 행정으로 막는 것도 한계가 있고, 울산 고속도로가 내년에 완공되면 신세계 백화점 입점과 동시에 포항사람은 많은 쇼핑을 갈 것이다. 동대구 역사부지에 신세계백화점이 입점해도 마찬가지다.

포항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이 난관을 극복할 것인지, 정치권은 이 사실을 진지하게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26일 포항mbc에서 `포항역사 활용방안`에 관한 시사토론이 있었다. 당시 나온 대안들은 하나같이 지역 실정과 무관한 선진 외국 사례들이다. 과연 선진 미술관이나 공원 등의 입지가 지역 주민의 경제생활을 얼마만큼 향상시킬 수 있을지 진정으로 고민은 해보았는지 묻고 싶다. 포항 역사부지는 주변 개인 소유를 포함해서 그동안 정말로 지역주민들에게 끼친 피해도 많다. 주변은 시설부지로 묶여서 재산권 행사도 못하는 주민들도 있다. 진정 무엇이 이 지역에 필요한 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 답은 주민들에게 있다. 주민들은 떠나간 이웃이 다시 돌아오기를 원한다. 사람이 거주하고 사람이 찾아오는 사람 냄새 나는 도심이 되기를 바란다.

특히 중앙동은 포항 상권의 중심이었고, 현재도 상업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도시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이곳에서 장사를 하며 주거를 했으나, 주변 지역의 개발로 신도시 아파트에 입주하며 모두 떠났으며, 이곳은 이제 노인과 오랜 건물들만 남았다. 거기에 주거환경 역시 최악의 상태로 도시가스 조차 설치되지 않고, 도심 한복판에서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고 공동화장실을 사용한다. 시장님과 시 관계자들은 이 사실을 알고 계신지 진정으로 민심을 읽어줬으면 한다.

그럼에도 포항의 지방세수(稅收)는 중앙동이 어느 지역보다 높으며, 토지 공시지가는 장성, 양덕, 오천, 이동의 10배이다. 이러한 포항의 원도심이 서서히 병들고 뿌리는 썩어가고 있다.

원도심의 주민으로서 시장님과 시·도의원들께 건의한다. 시민이 뽑은 시장님은 시민의 뜻을 살펴주고, 지역주민이 뽑은 시의원, 도의원은 그 지역 주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현재의 직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뽑아준 주민과 시민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행정은 실패한다. 주민과 전체 시민의 뜻을 잘 헤아린다면 오랫동안 지역민과 함께하는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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