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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여행

등록일 2015-03-04 02:01 게재일 2015-03-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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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문 한동대 교수·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파리의 북역에서 오후 3시 30분 떠나는 네덜란드행 기차를 탔다. 3시간 30분 걸려 암스테르담의 스키폴역에 도착하니 어두운 밤이었다. 전세 리무진을 타고 바닷가 전통식당으로 갔다. 금발의 남녀노소가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많은 부분이 해저 7m 정도의 간척지이다. 땅을 조금만 파도 물이 나올 정도라서 이곳저곳에 운하가 많다.

이튿날 조반 후 리무진에 오른 것은 아직 어둠이 가시기 전이었다. 1시간 30분 걸려 도착한 곳은 `Tomato World`라는 곳으로 거대한 유리온실에 60가지 정도의 각종 토마토들을 수경재배 하는 곳이다.

농약을 치지 않고, 흙에 심지 않기에 잡균들이 자라지 않는다. 발생하는 벌레들은 약을 뿌리지 않고 천적 곤충들을 배양해내어 자연스럽게 박멸시킨다. 인근의 지열발전소의 전력과 열을 공급받는데, 지하 3~4km까지 뚫어서 섭씨 80~90도의 물을 끌어 올린다고 한다.

파프리카 농장에도 갔다. 이곳도 유리온실에 대규모로 파프리카를 키우는데, 수확물을 유럽 각국과 일본으로 수출한다고 한다. 수확철이 아니라서 파프리카를 시식할 수는 없었으나, 주인 여자 분의 안내로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많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암스테르담에는 수백 년 된 건물들이 거리 곳곳을 채우고 있다. 건물이나 구조물 전면에 건립연도를 새겨놓는 경우가 흔한데, 1600년대가 흔하다. 도로는 좁지만 소형전차인 `트램`이 다니고 있으며, 거리는 박물관, 상점,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200년 이상 된 건물은 허무는 것은 물론 고치기도 힘들어서 도시 전체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저녁식사를 위해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오래되고 맛있다는 전통식당으로 갔다. 그리 크지 않은 2층 건물인데, 16세기부터 대대로 운영된다고 한다. 각자 생선, 양고기, 쇠고기 등을 시켰는데 생선은 박대구이, 양고기는 뼈 주위로 살이 둥글게 달린 삶은 것, 쇠고기는 케밥 스타일의 스테이크였다.

재미있는 것은 전채로 준 음식이 포항의 과메기와 비슷한 청어조각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과메기만큼 말린 것은 아니지만 맛과 모양이 비슷했다. 스프와 감자튀김도 시키고 샴페인도 한잔 마시다가 밤거리를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다.

밤이지만 암스테르담은 불야성이었다. 젊은이들로 거리가 가득차고, 음식점, 주점은 물론이고, 댄스홀, 재즈바, 그리고 홍등가까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암스테르담의 집세는 한달에 300~400만원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집값은 오르지 않는다. 집들이 역사적 건물들이라서 고치기도 쉽지 않지만 사람들도 집 구매에 큰 관심이 없다고 한다.

이곳은 세금이 매우 높아서 수입의 40~50%를 내게 되는데, 복지가 자기들에게 되돌아옴을 믿기에 만족하며 잘들 살았다고 했다. 하지만 요즈음은 정부도 힘들고 경기도 좋지 않아 기업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며, 주민들도 부부가 정신없이 일해야 집세내고 생활 할 수 있다고 한다.

점심은 찬바람이 거센 거대한 호숫가 멋진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나는 생선구이와 샐러드를 시켰고 진한 커피를 두 잔이나 마셨다. 분명 한국보다 기온은 높은데 찬바람이 매서웠다.

점심 후 테마파크인 풍차마을로 가서 풍차도 구경하고 치즈공장도 견학했다. 과거에 풍차는 관개나 홍수조절을 위해서 그리고 제분을 위해서 크게 이용되었으나 요즈음은 그냥 관광용인 것 같다.

암스테르담 시내에서 유리지붕 덮인 50인승 크루즈를 1시간동안 탔다. 아름다운 거리를 구경하며 사진도 찍는데 안내방송이 화란어, 영어, 한국어, 그리고 마지막 것은 어디 언어인지 모르겠다. 일본어도 중국어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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