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클러스터(Innovative Cluster)도 비슷한 개념으로, 산업클러스터가 지식의 활용주체인 산업부문간의 연관관계를 중시하는 반면, 혁신클러스터는 산업뿐만 아니라 지식의 창출 및 확산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되고 있다. 요즈음 강조되는 `스타트업 허브(Start-up Hub)`는 벤처창업이 활발한 곳이라고 보면 되는데 이는 산업클러스터나 혁신클러스터의 여건 하에 이루어진다.
포항의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벤처생태계 조성도 이와 같은 `혁신클러스터`내지 `스타트업 허브` 환경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포항에는 세계적인 R&D 중심 대학이 있고, 글로벌 철강기업이 있고, 창업보육기관들이 있어 이를 위한 기본 조건들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국외 선진 혁신클러스터들에 비해 산관학연 네트워킹이나 관용적 도시환경 등 부족한 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는 포항만이 아닌 우리나라 전반의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포스코 포항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개소는 이러한 네트워크의 부족을 보충해줄 좋은 출발이라고 보며, 이를 통해서 새로운 벤처기업이나 기존의 중소기업들이 포스텍의 R&D와 포스코 등 대기업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출발일 뿐이다.
실리콘밸리는 혁신클러스터이면서 스타트업의 성지이다. 성공한 벤처들 대부분이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되었고, 글로벌 서비스를 꿈꾸고 있다면 실리콘밸리에 건너가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렇게 실리콘밸리를 빛나게 하는 것일까?
실리콘밸리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꼽자면, 그것은 새로운 기술, 사상 등 새로운 아이디어, 관용적인 도시환경과 다양한 네트워킹, 엔젤투자, 인력 풀 등을 결합한 풍부한 벤처생태계일 것이다. 다음은 실리콘밸리 못지않게 성장한 세계의 성공적인 스타트업 허브의 예이다.
뉴욕은 최근 미국에서 가장 활력 있는 스타트업 허브이다. 월가로 상징되는 금융도시로 시민들은 부동산과 패션 등의 트렌드에 민감하다. 기업들로서는 소비자 대상의 제품을 개발하고 빠르게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금융자본이 몰리는 만큼 투자여건도 좋다.
런던은 이른바 `테크시티`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허브로 거듭났다. 런던 북부에 자리 잡은 테크시티에는 1천300여개 IT기업과 벤처캐피털, 액셀러레이터, 정부기관이 함께 자리해 이상적인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영국정부는 테크시티를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허브로 만든다는 계획 아래 다양한 지원에 나섰다. 현재 런던에 자리 잡은 기술 인력은 58만 여명으로 뉴욕의 두 배가 넘는다.
핀란드는 헬싱키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허브로 변신했다. 노키아의 몰락이 스타트업 확산의 단초가 됐다. 대기업이 아닌 강소기업 육성에 핀란드 정부가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2012년에만 3천500만 달러(약 1천430억원)의 정부자금이 투자되었다. 로비오와 슈퍼셀이 빠른 시간 내 성공스토리를 만들면서 우수인력 창업이 늘고 있다.
스톡홀름의 장점은 스웨덴의 훌륭한 교육시스템, 시민들의 영어능통, 우수한 IT 인프라라고 하며, 덕분에 창업할 우수인력이 풍부하다.
모바일이 촉발한 스마트 혁명 속에 이처럼 세계 곳곳이 스타트업 허브로 탈바꿈하고 있다. 글로벌화된 도시로서 관용적인 도시환경 등 벤처생태계가 갖추어진 곳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