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도 현
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
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
코딱지 같은 어여쁜 꽃
다닥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애기똥풀도 모르는 것이 저기 걸아간다고
저런 것들이 인간의 마을에서 시를 쓴다고
노랗게 봄 언덕에 피어오르는 애기똥풀. 그 꽃 이름을 모르고 서른 다섯 해를 살았다고 반성하는 시인의 마음이 해맑은 봄볕같이 따스하다. 어여쁜 꽃 이름 하나 모르고 살았다고 이렇듯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은 그만큼 시인의 심성이 착하고 곱기 때문이리라. 이 봄에는 이런 착하고 이쁜 꽃들도 지천으로 피어나고, 시인 같은 착하고 따스한 사람들이 봄 언덕을 거니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싶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