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승 태
봄을 따라 떠나려던 꽃
꺾어다 꽂았지만
화병은 뿌리가 되지 못했네
꽃들의 갈증
물에 잠겨서도 시드는데
끼니마다 꽃밭이면
식탁에도 뿌리가 있었네
나의 뿌리인 식탁에도
뿌리가 있다는 거네
봄꽃을 꺾어와 화병에 꽂아도 며칠을 견디지 못하고 금방 시들어 버리는 것을 보고 시인은 뿌리에 대한 깊은 성찰에 빠져들고 있다. 봄꽃의 뿌리는 봄인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뿌리는 어디이며 무엇이란 말인가. 시인은 식탁이라고 말하지만 시인이 말하는 식탁은 사물로서의 식탁이 아니다. 사랑과 정성과 행복의 터전인 가정이고 가족 공동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든든한 뿌리이기 때문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