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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하는 저녁식사

등록일 2015-06-23 02:01 게재일 2015-06-2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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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숙 희
층층이

아파트마다 환히 불이 켜지고

투명한 쌀이 보얗게

밥으로 익는 동안

발벗은 이른 적막이

식탁 위에 가지런하다

뜨거운 밥으로도

데워지지 않는

말갛게 빈

저녁 한 때

아, 문득

낯선 얼굴 하나

국그릇에 떠있다

혼자서 하는 저녁식사는 외롭고 지루하고 어둡다. 식탁 위의 어두운 적막을 걷어내고 혼자서 먹는 저녁식사는 싸늘하고 시리다. 식탁 위에는 맑은 물이 흐른다. 온갖 생각들이 잦아들고 혹은 온갖 사념의 무늬들이 국그릇 속에 떠오르기도 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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