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봉산문화회관
`기억공작소(記憶工作所, A spot of recollections)`는 예술을 통해 무수한 `생`의 사건이 축적된 현재 여기의 가치를 `기억` 하고 `공작`하려는 작가의 의도를 담았다.
조각가 안수진의 키네틱 아트는 우리가 대면한 삶의 현장성 있는 서사 구조를 보여주는 시공간적 장치다. 전시 공간에 구축한 5개의 시적(詩的) 장치들은 최근 그가 주목하고 있는 조각에서의 `시간`을 `움직임`과 함께 구성한, 우리의 감수성을 압도할 정도로 예민하면서도 생명력 있게 움직이는 힘의 이미지 구조에 관한 것이다. 시간과 무관해 보이는 3차원 공간의 입체를 다루는 조각에서, 작가가 작업의 중요 요소로 인식하는`시간`은 움직임이라는 물리적 운동을 순열 속의 작동 원리로 해석한 정교한 이미지이며, 조각에 덧입혀지는 살아있는 현장 현실의 `시간`이고, 조각을 통해 시각화하려했던 순수한 `시간`이다. 그것은 키네틱 조각의 `움직임`에 대해 무수히 많은 시간 그물망들의 중첩으로 인식하는 `시간`의 이해이기도하다.
김정락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안수진 작가의 작품, 혹은 기계들에 포함된 메커니즘은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 그 환경의 질서이면서 어떠한 합리적 용도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반(反)기계로서 현대 기계문명에 대한 비판이 된다. 효율과 합리가 유일한 가치인 기계를 닮고자 하는 삶에 대한 공포를 넘어 기계를 인간의 전방위적 도구이자 모티프로 장악해내는 이런 배포야말로 예술이 새로운 기술을 맞는 적절한 태도가 아닐까”라고 평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