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선거 공천 준 무소속 밀기도…<bR>2년후 공천 고려해 당후보 밀기도…
4·13 총선 후보간 경합지역의 기초·광역 등 지방의원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여당 현역 국회의원의 공천을 받아 지방의원 배지를 단 지역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정해지면서 이른바 `배신의 정치`를 해야 하는 지역이 대구·경북에서 속출하고 있다. 현역이 불출마하고 새누리당 대 무소속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선거구에서는 어느 후보에게 줄을 설 것인가를 놓고 저울질도 한창이다. 정치생명을 건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낙천한 현역 의원의 주문으로 경선과정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지방의원들도 곤역을 치루기는 마찬가지다.TK 5곳 새누리-무소속 격돌
누구 지지할지 저울질 골머리
총선때마다 정치생명 건 모험
대구지역의 경우 새누리당과 무소속 후보간 경합을 벌이고 있는 지역은 대구 동구갑, 북구갑, 북구을, 중·남구, 수성을, 달성군 등 5곳으로 분류된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현역 의원이 낙천과 함께 무소속 출마로 돌아선 곳으로 지난 지방선거 당시 지방의원에게 공천을 준 것에 대한 `의리`와 이번에 공천된 후보와 앞으로의 `관계`를 두고 심하게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수성을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여성 우선공천지역으로 결정된 후 이인선 후보로 공천되자 낙천한 주호영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 당초 집단 탈당 등이 논의됐지만, 현재 기초의원 3명이 동반 탈당을 했고 2명의 광역의원은 심각하게 고민했다. 결국 2명의 광역의원은 29일 개최된 새누리당 대구시당 선대위 발대식 행사에 참여하면서 당 후보로 발길을 돌린 상태다. 이 과정에서 이들 광역의원은 지방선거 당시 공천과 그동안의 정리로 인해 상당한 고심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구갑과 중남구, 달성군 등지의 지방의원도 현역의원과 친여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포항북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여성우선공천지역으로 결정되면서 김정재 후보가 공천되자 대부분의 시·도의원들이 김 후보의 선거운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김 후보와 재선의 포항시장을 역임한 무소속 박승호 후보가 최근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자 일부 지방의원들은 누가 당선될 지를 놓고 저울질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포항북 선거구의 시·도의원 12명은 이병석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당협위원장을 사퇴하자 새누리당 후보경선과정에서 김정재 예비후보 공개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구미을 선거구에서는 3선의 김태환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에 반발 탈당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새누리당의 장석춘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도의원들도 양분돼 있는 형국이다.
이미 5명의 시의원들은 김태환 의원이 새누리당 탈당 때 동반 탈당하고 김 후보를 지원하고 있으며 나머지 시·도의원들은 두 후보를 놓고 당선가능성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A시의원은 “선거구내 현재의 새누리당 시·도의원들은 사실상 김태환 의원으로부터 공천을 받았던만큼 김 의원을 지원하는게 맞지만 새누리당 후보가 정해지면서 해당행위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 2년후 지방선거에서 당공천을 받으려면 두 후보의 당선가능성을 놓고 저울질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총선마다 지방의원들의 `정치생명`을 건 모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치열한 접전지역을 중심으로 후보들에 의한 `지방의원 줄 세우기`도 극성이다. 지방선거에서의 공천권을 앞세워 지방의원들을 선거전에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새누리당은 탈당한 후보자들을 돕는 선출직 당원을 징계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전국 17개 시·도당에 보내기도 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들은 “지방의회가 국회의원의 선거운동원 노릇을 하는 악순환이 4년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형·김영태·김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