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민심 살펴보니
4·13총선이 1주일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지지정당과 후보를 결정하지못한 부동층이 25%에 달하자(한국갤럽 4월 1일 발표) 각 후보들은 막바지 바닥민심을 집중 공략하고 나섰다. 하지만 지역의 유권자들은 전통적인 여당 텃밭격인 대구경북에서 묻지마 투표를 해왔던 종전 총선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후보자의 개인적 특성은 물론, 국회 진출 이후 일 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췄다.
◇20대 대학생들, “구호만 요란한 청년실업 해결”
청년 실업을 고민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정치적 문제에 대한 관심보다는 미래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다만, 공천 파동을 겪은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과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야권에 대한 실망감도 드러냈다.
박종휴(26·대구)씨는 “공천관련 문제 등에서 새누리당에 실망감이 있다. 무소속을 선택할까도 생각했지만, 무투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를 다니는 허수정(23·여·대구)씨는 “일단은 새누리당에 대한 비호감적인 부분이 있다. 그래서 정하지 않고 고민 중에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에 투표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허 양은 “말로만 등록금 인하, 청년 실업 해결 등을 말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상인들, “정치만 있고 경제는 없다”
서민들의 경기 불황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체감하고 있는 재래시장 상인들은 하나같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후보`를 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전통시장 상권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는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서는 탐탁지 않은 모양새다.
이러한 공약들은 선거마다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으나 직접 체감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 이에 자신이 내세운 공약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의지`를 중요시하겠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죽도어시장의 한 상인은 “중앙상가뿐만 아니라 죽도시장 등 주요 관광지의 주차문제 해소가 시급하다”면서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주차난 탓에 차가 정체되고 상인과 관광객뿐만 아니라 포항시민 전체가 불편을 겪고 있으니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밖에 의료, 복지 등 생활환경 개선에 대한 요구도 많았다.
죽도시장 상인 김진옥(69·여) 씨는 “북구는 의료서비스가 상당히 열악한 환경이다. 현재 종합병원 등 응급의료시스템이 없어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선린병원 정상화와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힘써줄 후보를 뽑겠다”고 밝혔다.
◇철강공단근로자, “현재의 어려움 파악하는 후보 몇이나 될까”
“포항철강공단 경기가 워낙 바닥이다보니 솔직히 국회의원 선거에 관심없다. 공단은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문제에 직면해 있다. 누가 됐던 포항경제부터 살릴 수 있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다.”
철강공단업체에 근무하는 공영훈(43·남구 오천읍 문덕리)씨는 선거보다는 솔직히 회사일이 더 걱정스럽다고 털어놨다. 현재 철강공단에 근무하고 있는 대다수의 30~40대 근로자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후보자들 가운데 포항철강공단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후보가 과연 몇이나 될까 궁금하다고 했다. 그리고 남구지역은 이미 선거의 당락에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솔직히 선거하고 싶은 마음도 안든다. 그렇다고 선거일이 법정 공휴일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상사의 눈치가 보여 마음대로 쉴 수도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공단 근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무엇보다 경제에 밝은 후보가 당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근로자들을 우선 생각하고 근로복지분야에 많은 공약을 내건 후보자를 찍고 싶다고 했다.
◇경로당에서 만난 `실버`들, “지역을 먼저 생각하는 후보가 필요”
이숙희(72·여, 포항)씨는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소식도 느리고 정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후보자 개인보다는 지난 세월 많은 노력을 해 온 대통령과 정당에게 투표를 행사했다. 그러나 이번 국회의원 선거만큼은 다르다. 포항의 사정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당장 내 아들과 며느리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것도 보인다. 내 손자·손녀들의 미래 역시 장담할 수 없다. 우리는 앞으로 4년 동안 지역 발전을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지역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후보자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그런 자리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현 상황을 바로 알고, 앞으로의 지역경제를 이끌어나갈, 지역에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투표하겠다.
◇다문화가족, “나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드엉티투넌(30·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한국명 양정미)씨는 맞벌이가 불가피한 경제적 상황 때문에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토종 한국인들이 지닌 다문화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인해 능력이 뛰어난 이들도 번번이 취업문턱에서 좌절하고 있다. 이러한 처지에 놓이다보니 일자리가 필요한 다문화여성들은 식당에 들어가 허드렛일을 하며 토종한국인들에게 불쌍하고 모자란 사람들 취급을 받고 있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에도 다문화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꾸준히 관심을 갖고 이들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을 뽑고 싶다.
/취재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