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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미래

등록일 2016-05-03 02:01 게재일 2016-05-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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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영재<br /><br />포항예총회장
▲ 류영재 포항예총회장

지난 주말 정원의 고장 순천에서 `생태문화수도 순천의 미래 비전`이라는 심포지엄을 겸하여 전국예총 임원회의가 있어 다녀왔다.

우주선 나로호의 성공적 발사로 유명해진 고흥반도는 위작문제로 절필을 선언하고 만년을 타국에서 외롭게 지내다 지난해 타계 소식을 접하여 몹시 안타까워했던 화가 천경자의 고향이며 유자가 많이 나는 곳이라 `물산이 풍부한 고장`으로 기억되고 있었던 곳이다.

내 눈에 비친 그곳은 신선한 바람과 넓은 들판, 넉넉한 태양, 신록이 반짝이는 연초록의 들판 사이로 군데군데 드러난 붉은색 황토 등 전형적인 남도의 풍경이었으며 누가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는, 혼자서만 보기 아까운 절경이었다.

순천시는 올해들어 `아시아 생태문화수도`추진전략을 제시하며 순천을 `도시가 아니라 정원`이라 규정하고 자연친화 생태중심의 도시임을 천명했다. 2013년 전격적으로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신청을 하였고, 그 당시까지 우리 정서에는 생소하였던 형식의 박람회를 창의적인 신념으로 개최하였다. 순천만 국가정원 조성의 성공은 엄청난 경제효과와 일자리 창출을 하였고, 지방의 작은 도시였던 순천은 미래형 생태환경 친화도시의 대표적인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창의적인 생각과 생태문화가 산업이 된 것이다

도시는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이다. 모든 도시가 생성되고 성장하며 쇠락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산업도시의 경우 주력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 도시의 명운도 함께 쇠락의 길을 걷게 되는데, 그 회생의 대안이 문화예술이었던 사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미래사회를 주도하는 산업은 자연, 생태, 문화, 예술 등의 환경과 창의성이 바탕이 되는 것들이 주를 이룬다.

천년이 지나도 마르지 않을 샘이며 해가 거듭될수록 깊어지는 샘물, 굴뚝 없는 공장이 바로 문화공장이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순천만과 갈대숲, 국가정원은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어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었고, 정원은 박람회 개최 당시보다 한결 더 자연스럽고 풍성한 모습으로 완성되어가고 있었기에 부러운 생각과 함께 옛 포항의 갈대밭에 대한 기억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영일만의 무성하던 갈대숲은 포스코의 건설과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 적어도 지난 50년은 산업생산이 자연환경보다는 훨씬 더 효과적인 먹거리였음이 분명한 사실이었다. 덕분에 포항시가 오늘날과 같은 대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고, 포스코는 여전히 우리 도시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기능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는 산업생산의 시대에서 생태환경과 문화예술의 시대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으며,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지금 포항시는 창조도시를 표방하며 여러 분야에서 변모를 추구하고 있다.

필자도 창조도시 분과위원으로 참석하여 송도동 구항의 시멘트 공장 이전 부지에 문화공장 건설의 필요성에 대하여 발언한 적이 있다. 포항의 명운을 좌우할 랜드마크가 될 건축물의 입지조건을 갖춘 곳으로 현재까지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포항의 심장인 그곳에 공론을 통하여 정말 멋진`아트센터`가 건립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기계공업의 중심축이었던 창원시도 `대한민국 문화예술특별시` 추진을 선포하고,`동양의 구겐하임미술관` 건립 계획을 수립하여 빌바오(구겐하임 분관 건립으로 도시재생에 성공함)와 협약을 체결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남들이 한다고 해서 우리도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러나 변화에 대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우리는 역사를 통하여 잘 알고 있다.

송도, 그곳에 가장 포항다운 랜드마크 건립을 위하여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는 생각에 갑자기 조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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