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초선당선자 연찬회의<BR> 전대 시기 등 첫 설문조사<BR>실명 제출에 효과 우려도
`혁신이냐, 쇄신이냐`를 두고 계파 간 갈등을 보이고 있는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설문조사에 돌입했다. 조사는 20대 총선 당선자 전체를 대상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비대위 형태와 비대위원장 후보,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다. 새누리당은 설문조사의 결과를 기반으로 전당대회 및 비대위 구성 작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새누리당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초선 당선자 연찬회에서 처음으로 설문지를 배포했다. 행사 사회자로 나선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당 사무처에서 비대위 관련 설문지를 준비했다”며 “모두 제출해 달라”고 당선자들에게 당부했다.
설문의 주제는 현재 새누리당이 처한 상황에 맞는 비대위의 형태가 무엇인지를 묻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설문지에는 △관리형 비대위(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겸직, 비대위는 전당대회 준비에 집중) △관리형 비대위+별도의 혁신위(비대위는 전당대회 준비에 집중, 특별기구인 혁신위를 구성해 당 혁신안 마련, 혁신위는 차기 지도부 구성 이후에도 계속 활동) △진단형 비대위(외부 비대위원장이 총선패배 원인 진단 및 전당대회 준비, 전당대회 이후 차기 지도부 주도하에 구성된 혁신위가 비대위 진단을 토대로 혁신안 마련) △혁신형 비대위(외부 비대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당 혁신작업 주도, 외부 비대위원장이 혁신안 마련부터 실천까지 주도) 등이 주어졌다.
관리형 비대위와 진단형 비대위를 선택할 경우, 차기 지도부가 조직한 혁신위가 `혁신의 주체`로 활동하게 된다. 반면, 관리형 비대위+별도의 혁신위 또는 혁신형 비대위가 선택되면 비대위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
전당대회 시기도 비대위의 형태에 따라 △6월말~7월초(관리형 비대위, 관리형 비대위+별도의 혁신위) △7월말~8월초(진단형 비대위) △정기국회 종료 이후(혁신형 비대위) 등으로 달라지게 될 전망이다. 설문에는 또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한 당내·외 인물이 누구인지 묻는 질문도 포함됐다. 이외에도 새누리당은 비대위 설문조사지 마지막에 당선자의 이름을 표기하도록 만들었다. 당 내부에서는 기명 설문조사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날 초선 연찬회에서 강연을 맡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에 대해 “참 괜찮은 사람들이 무능하고 무력하고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새누리당의 지도부 때문에 또는 그 윗선 때문에 낙선을 했다”고 청와대와 친박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의장은 또 “이런 모습의 연찬회 모습이 마음에 안 든다. 새누리당이 처한 처지의 엄중성을 아직 못 느끼는 것 같다”며 “3일 정도는 철야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거듭 날렸다.
특히, 김 전 의장은 “지금껏 우리 당은 지난 3년간 눈치 보는 데는 프로였다”며 “거수기 행동하고, 당명이란 이름 하에 그걸 받드는데 행동 대장하고, 계보 줄서기에 앞장서고, 계파이익을 챙겼다”고 사실상 새누리당 친박계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