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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의장직 양보가 원구성협상 물꼬 트나

김진호기자
등록일 2016-06-09 02:01 게재일 2016-06-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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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의원 불출마선언 결정적 계기… 전격 포기<BR> 예결·기재·정무 등 경제관련 상임위원장 한자리도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표단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제20대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인 국회의장 선출 문제와 관련, "야당에 양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국회가 임기를 개시하고도 원구성을 하지 못한 채 열흘간 공회전을 거듭해오다 8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원 구성의 `첫 단추`인 국회의장 선출과 관련,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의장직 사수`방침을 접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의장직을 양보하겠다고 전격 선언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저희 당은 의장직을 야당에 양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은 중요한 전기를 맞았고, 빨리 민생을 돌보는 일에 국회가 착수했으면 좋겠다는 국민의 바람을 성심을 다해서 부응하기 위해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의장직을 놓고 더민주와 무한 대치해 원 구성을 차일피일 늦추는 건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같은 발표는 새누리당 서청원(8선) 의원이 의장직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를 통틀어 현역 최다선인 서 의원은 새누리당의 유력한 의장 후보로 꼽혀 왔다. 서 의원은 정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에 앞서 국회 `국가미래전략포럼` 축사에서 돌연 “새누리당은 크게 미래를 보면서 야당에서 의장을 달라고 하면 줘버려야 한다”며 “나는 (의장직에) 출마 안 한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여야 3당의 원 구성 협상은 새 국면을 맞았다.

정 원내대표의 의장직 양보 방침이 의원총회에서 추인될 경우 교착 상태에 빠졌던 여야 협상이 극적으로 물꼬를 트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애초 여야 협상에서 의장직과 `패키지`로 묶였던 운영·법제사법·정무·기획재정·예산결산 등 핵심 상임위원장의 여야 배분 문제는 여전히 논의를 거쳐 풀어야 할 난제다.

여야 의석수를 토대로 한 상임위원장직 배분 원칙에 따라 새누리당 몫의 상임위원장은 19대 국회 10개에서 이번엔 8개로 줄어들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각각 8개와 2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맡는다는데 여야가 사실상 합의한 상태다.

정 원내대표는 “법사·운영위원장은 의장을 맡지 않는 여당이 맡는 걸로 (여야 3당의) 의견이 조율된 상태”라며 “나머지는 대화를 좀 더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결·기재·정무 등 경제관련 상임위원장중 하나를 야당에 내어 주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역시 박지원 원내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운영위는 처음부터 남겨서 여당에 주기로 했고, 법사위는 의장과 반대당에서 하는 게 관례여서 그렇게 해야 하는거 아니겠느냐”며 새누리당이 의장직 양보의 `반대급부`로 요구한 운영·법사위원장 확보에 힘을 실었다.

다만 더민주는 이재정 원내대변인이 나서 “늦었지만 총선 민의 수용하는 태도를 환영한다”고 언급했을 뿐,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새누리당의 양보로 더민주가 의장직을 확보할 가능성은 커졌지만, 더민주 입장에선 아직 당내 `교통정리`가 남았다.

6선의원인 문희상·이석현·정세균 의원, 그리고 5선의원인 박병석·원혜영 의원 등 국회의장에 도전할 5명의 의원들이 후보로 난립한 상황을 정리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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