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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치통

등록일 2016-06-13 02:01 게재일 2016-06-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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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안 면
이빨도 한 오십 년을 넘게 쓰다 보니

하나 둘 탈이 났나보다

욱신거리는 통증이 무슨 고문의 기억으로 아프다

삶의 고통이 이처럼

치통으로 나를 고문하는가 보다

보다 철저히 살아오지 못한 죄

더 보살피지 않고 살아온 날들에 대한 벌

더욱 끔찍이

사랑하지 않았던 죄인가 보다

지독한 치통이다

잠을 이룰 수 없는 형벌이다

지독한 치통을 앓으면서 시인은 자신의 삶의 자세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반성에 이르고 있음을 본다. 치통의 원인이 좀 더 치열하게 살지 못함이며 좀더 사랑하지 못한 데 있다고 여기고 있다. 정안면 시인의 여러 시에서 자주 발견되는 이러한 자기 성찰은 젊은 시절 치열하게 부조리와 불의에 맞서며 시를 써온 자신이 나이들면서 적절히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삶의 자세에 스스로 채찍을 드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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