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노무현 정권 때 공식 검토되기 시작했던 영남권 신공항 건설계획이 10여 년이 지나도록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가 이제야 입지선정 결과를 발표하려 한다. 여객기 이용 승객과 국가간 물류 이동량 등을 고려해 영남권 신공항의 필요성은 여러번 제기되어 왔었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타당성 검토라는 이유와 대선과 총선을 위한 정치적 이슈로만 이용하고 이제껏 미뤄 온 것이다. 물론 5조~10조원에 이르는 신공항 건설경비 전액을 중앙정부(국비)가 담당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지 않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항공업계는 저가 항공사들의 운항이 크게 늘어나면서 김해공항 수요가 2009년 예측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신공항의 필요성에 대한 조사보고와 용역의뢰가 여러차례 있어 왔었다. 실제 2009년 조사에선 김해공항 국제선 연간 이용객이 2020년이 되면 566만1천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미 지난해 595만8천명의 예측수준을 훨씬 넘어선 결과를 낳았다. 앞으로 이러한 추세로 진행 된다면 김해공항 국제선 청사는 540만명이라는 수용능력의 한계라는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방문하기 싫어하는 김해공장, 여행하기 힘든 대한민국을 만드는 꼴이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영남권에 신공항이 만들어지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다. 하지만 `밀양`과 `가덕도`라는 지역 유치를 위한 지역민 간의 갈등으로 현재 핌피사태라는 새로운 양상이 만들어 지고 있다. 지난 14일 부산 중구 광복로 일대에서 열린 `가덕 신공항 유치, 범시민 궐기대회`에서 부산여성소비자연합 조정희 대표가 가덕 신공항 유치를 염원하는 삭발식을 가지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TV뉴스를 통해 방송되며, 지역간 갈등은 절정에 이른 듯하다. 밀양에 신공항을 건설하게 되면 20여 개에 이르는 산봉우리를 절토해야 하고 자연환경 파괴에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위험요소를 내재한 공항은 사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안전성 확보와 더불어 접근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구·경북지역과 경남권 주장은 접근성을 가덕도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고 있다. 가덕도는 지나치게 부산에만 유리한 입지라는 조건과 신공항 건립을 위해서는 영종도에 건설한 인천공항처럼 섬 매립 비용과 별도의 교통망 건설도 추가 되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추가적인 건설비용을 피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프랑스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가 수행 중인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 결과가 24일쯤 발표될 예상이다. 이는 평가항목과 기준 등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이 국제기준과 전문가 자문회의 의견 등을 거쳐 종합적으로 결정할 것이며 용역결과 발표 때 모든 평가항목과 평가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우리는 지난 과거 여러차례 지역 이기주의가 만든 국론 분열 사태를 경험했었다. 이번 신공항 입지 결정은 특정 지역의 현안이 아닌 범국가적 문제이다. 정치 논리보다 정확한 수요예측, 건설비용, 건설기간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객관적 기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최대 1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건설비용은 결국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가시설이 해당지역에 유치됨으로써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더라도 더 이상의 국론을 분열시키는 정치적 결정이 이뤄져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