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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을 위한 길 아니면 따르지 않겠다”

이곤영기자
등록일 2016-06-24 02:01 게재일 2016-06-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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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BR> 정부 항의 `나홀로 투쟁`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 발표 이후 권영진 대구시장의 고심이 깊다.

정부가 신공항 수용을 위한 여론전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내에서는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여전히 비판여론이 숙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권 시장은 지난 22일 저녁 한 모임에서 정부의 신공항 발표에 대해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오면서도 오지 말까하고 생각했다”며 “21일 발표된 영남권 신공항 문제가 처리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본질은 외면하고 이렇게 지역의 작은 정성, 노력을 조금 쌓으려고 하면 무너뜨려버리고,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면서 솔직히 큰 자괴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에서도 고민 끝에 그렇게 결정한 것이겠지만, 영남·남부권이 원했던 것은 김해공항 확장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라는 결론이 벌써부터 났기 때문에 신공항을 추진했던 것이다”면서 “지난 십 수 년 동안 이렇게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해놓고, 이제 와서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김해공항 확장안을 가지고 최적의 안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영남의 시도민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 발표 이후) 지금 수도 없이 와서 수용하라고 얘기한다”며 “제 개인이 `예 알겠습니다`라고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영남을 위한 길인지는 분명히 따져보아야 한다. 이렇게 결정해 놓고 따르라는데 어떻게 따르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권 시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지역 지도자들의 반성과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영남권이 얼마나 절박한 과제로 신공항을 얘기했는가. 영남권 전체가 같이 살자고 공항을 추진했던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우리끼리 갈라져서 싸웠다. 저를 포함해서 (정치권과 상공계 등) 지역 지도자들도 반성하고 책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권 시장은 23일 국토부장관을 찾아 정부 발표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데 이어 조만간 5개 시·도 단체장과 만나 이에 대한 대책논의를 계획하는 등 `나홀로` 투쟁에 나선다.

권 시장은 “박근혜 정부만은 우리 영남민들의 꿈만 아니라, 국민들을 다시 속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김해공항 확장 대안이 신공항의 진짜 대안이 된다면 제가 시민들을 설득하고 수용하겠다. 그리고 보완할 것이 있으면 보완하자고 이야기 하겠다. 그러나 그 전에는 수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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