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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도 빠진 당권 누가?

김진호기자
등록일 2016-07-07 02:01 게재일 2016-07-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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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당권레이스 안갯속<BR> 강자없는 `군웅할거` 형세로<Br> 위기의 親朴, 서청원에 읍소<Br>

최경환·유승민 의원이 빠진 채 치러질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경쟁 구도가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꼽히는 최 의원이 8·9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국민들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친박계의 표가 급속히 결집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찬가지로 유 의원이 전대에 나설 경우도 비박(비박근혜)계의 구심점으로 급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유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 의사를 밝혀온 데다 최 의원마저 고민 끝에 6일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새누리당 당권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누가 될 지 알 수 없는 오리무중의 형국에 처했다. 절대강자가 출마를 포기하는 바람에 `군웅할거`의 형세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친박계는 이주영 의원이 출마한 가운데 이정현 의원 등이 7일 공식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좌장인 최 의원만큼의 존재감이나 결집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 의원은 지난 4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총선 참패에) 책임 있는 인사들이 책임지는 모습으로 자숙해야 한다”고 주문해 최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 핵심부와는 다른 노선을 지향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그래서 친박계 내부에선 이주영 의원을 대표 주자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고, 현재 거론되는 원유철 한선교 홍문종 이정현 의원 등이 모두 출마하면 표분산으로 판세가 불리하다는 판단도 적지않다.

최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후 남은 변수는 현역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의 출마 여부다. 전날 조원진 이완영 이우현 윤영석 홍철호 함진규 이장우 이채익 정갑윤 박대출 박맹우 박덕흠 김명연 김태흠 의원 등 친박계 의원 14명은 최경환 의원이 전대 불출마 입장을 굳혔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뒤, 곧바로 서청원 의원에게 찾아가 전대 출마를 설득한 바 있다. 서 의원은 그러나 친박계의 간곡한 요청에도 “내가 이 나이에 그걸 뭐하려고 하겠나”라고 `절대 고사` 입장을 분명히했다. 서 의원이 친박계 소장파 의원들의 `삼고초려`에 못 이겨 출마하더라도 이주영·이정현 의원의 전대 완주 의지가 확고해 친박계로선 표 분산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비박계는 당권에 뜻을 두지 않는 유 의원이 내년 대선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오는 10일 출마를 선언할 정병국 의원과 지난달 27일 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의원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것으로 평가되는 정 의원과 김 의원이 전대 경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두 의원은 일단 자웅을 겨뤄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비박계에서는 최대 변수가 나경원 의원의 출마여부다. 나 의원은 전날 “서청원 의원이나 최경환 의원이 나온다면 전대 후 당의 모습이 국민께 가까이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생각을 다시 해볼 것”이라고 말해 전대 출마에 여지를 둔 상황이다.

이처럼 최경환·유승민 등 친박계와 비박계를 대표하는 주자들이 당권경쟁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당내 선거의 뿌리 깊은 계파 대결 양상은 옅어지고 인물 중심의 경쟁으로 펼쳐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그러나 누가 최종적으로 당권을 장악하게 될 지는 현재로선 아무도 알 수 없는 형국이 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과연 고질적인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또 다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계파 갈등 양상이 반복될 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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