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 해운대에 이르는 아름다운 동해안을 연결하는 길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그동안 남쪽의 부산∼울산구간과 북쪽의 강원도 동해∼양양구간만 보유해 허리가 뚝 끊긴듯한 형태를 띠고 있던 동해안고속도로가 `남북 7축 고속도로`라는 명칭에 걸맞은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30일 울산∼포항(53.7㎞)구간이 개통하면서 기존 부산∼울산(47.2㎞)구간과 연결돼 총연장 100.9㎞을 자랑하게 됐고, 오는 12월 양양∼속초(20.5㎞), 삼척∼동해(18.6㎞)구간이 새롭게 뚫리면서 기존 동해∼양양(83.6㎞)구간을 포함 총연장 122.7㎞가 완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이달 내 착공이 계획돼 있는 포항∼영덕(31.㎞)구간 건설은 고속도로 연결의 마지막 단계인 영덕∼삼척구간에 앞서 가장 중요한 관문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포항~영덕 2020년이면 24분대 단일생활권으로
굴절구간 해소 등 교통사고 예방 효과 커질 듯
영일만대교 건설땐 동해안고속도 연결고리 역할
올해 개통된 울산~포항 고속도로와도 시너지
□ 이웃되는 포항·영덕
포항∼영덕고속도로는 역사지리적으로 밀접한 두 시군이 명실상부한 단일생활권으로 변모하는데 의의가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총연장 31㎞ 5공구에 대한 시공사선정 공개경쟁입찰이 완료됐으며 각 시공사와의 계약이 완료되는 이달 내에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북영일만IC가 시작되는 포항 흥해∼포항 청하(6.94㎞) 1공구는 현대건설이, 북포항IC가 포함된 포항 청하∼포항 송라(8.18㎞) 2공구는 한화건설이, 포항 송라∼영덕 남정(6.32㎞) 3공구는 금호산업이 각각 시공사로 선정됐다.
또 영덕 남정 부흥리∼영덕 남정 남정리를 연결하는 5.32㎞ 4공구는 GS건설이, 영덕JC가 포함된 영덕 강구구간(4.16㎞) 5공구는 금호산업이 이변이 없는한 공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토목공사비 1조1천580억원, 용지비 464억원, 부대비 809억원 등 총사업비 1조2천853억원이 투입되며 전체구간(30.92㎞) 중 절반이 넘는 15.9㎞가 터널(13개소, 9.61㎞)과 교량(36개소, 6.28㎞)으로 이뤄진다.
나들목은 모두 3곳으로 영일만항으로 연결되는 북영일만IC, 월포리로 연결되는 북포항IC, 군도2호선과 연결되는 남영덕IC가 신설된다.
기점은 각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영일만대로와 연결되는 북영일만IC와 영덕군 강구면 상주∼영덕고속도로로 이어지는 영덕JC이며 2곳인 휴게소는 포항시 북구 송라면 지경1리에 포항휴게소가, 영덕군 남정면 양성리에 영덕휴게소가 각각 설치된다.
이 도로가 5년 간의 공사를 거쳐 2020년 준공되면 현재 주로 7번국도를 이용하는 이 구간의 소요시간이 38.5분(평균 60km 기준)에서 24.3분(평균 96km 기준)으로 14.2분 단축된다.
고속도로 준공으로 인해 현재 7번 국도 곳곳에 산재한 신호등과 굴절 구간이 모두 해소돼 교통사고 예방, 피로감 저감 등 상당한 개선이 기대된다.
□ 영일만대교 동해안고속도로의 핵심열쇠
영일만대교는 포항시 남구 동해면과 북구 흥해읍을 연결하는 9㎞(접속도로 포함시 17.1㎞)의 해상교이다.
교량이 연결될 경우 울산∼포항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영일만대로 중간지점인 동해면의 새로운 나들목과 건설예정인 포항∼영덕고속도로 북영일만IC와 연결돼 동해안고속도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2009년 예비타당성조사와 2011년 타당성조사에서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오자 사업현실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지난해 말 2016년 정부예산에 기본계획수립 용역조사비 20억원이 포함되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1조8천억원의 영일만대교 총사업비 변경 승인요청을 기획재정부에 접수했다.
또 기획재정부는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가장 경제적이고 타당한 공법을 선정하기 위한 종합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예산을 증식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던 해상터널 5.4㎞구간을 교량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예산절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신항에 해군부두가 위치한다는 이유로 해군은 교량파손시 해군부두 사용에 지장이 생긴다는 이유로 해당구간 터널화를 요구했다.
그런데 지난 4월 포항공항 활주로 재포장 준공식에 참석한 해군참모총장이 해군부두를 영일만항으로 이전하는 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전체 교량화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영일만대교를 모두 교량으로 건설하면 총사업비가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울산∼포항고속도로, 새시대 열었다
울산∼포항고속도로는 포스코건설, 두산건설, 현대건설, SK건설 등 국내 47개(토목 23개, 시설 24개) 건설업체와 106개 협력업체가 참여해 총 사업비 1조9천917억원과 일 평균 1천7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다.
경주시 외동읍과 양북면을 잇는 7.54km의 국내 최장 양북1터널을 비롯해 터널 23곳과 교량 52곳 등 전체 공사의 63.7%인 34.2㎞(터널 24.7㎞, 교량 9.5㎞)가 구조물로 연결된 난공사로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29일 양북1터널 굴착공사지연으로 개통이 연기된 남경주IC∼동경주IC(11.6㎞)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을 우선적으로 부분개통했으며 지난 6월 30일 완전개통을 하면서 주행거리가 74.5㎞에서 53.7㎞로 단축되고 소요시간은 60분에서 32분으로 줄었다.
이는 기존노선인 부산∼울산구간과 직결돼 부산지역 기점인 부산 해운대에서 포항지역 기점인 남포항까지 1시간 이내에 도달 가능케 했다.
고속도로 개통은 포항의 철강, 울산의 자동차·화학·조선, 경주의 문화관광산업을 연계한 세 도시간 상생의 길을 꿈꾸게 하고 있다.
실제로 세 도시는 고속도로 완전개통 당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동해남부권 도시공동체 `해오름동맹`을 출범시키고 인구 200만명, 경제규모 95조원의 환동해권 최대 도시연합을 구성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