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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어둠을 부리고

등록일 2016-08-02 02:01 게재일 2016-08-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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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명 숙
어둠을 부리고 기차는 떠나갑니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

흔들리는 술잔을 기울입니다

기적소리가 훑고 지나 간

목구멍에 가까스로 불이 붙습니다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움츠러드는

목줄기마다 간절히 불 밝히는 일인지요

어둠을 사르며 타오르는

저기 저 수많은 목구멍, 별빛이여

몸 속에 연기가 차오르고

비루하게 눈물이 넘쳐 오릅니다

어둠이 깔리는데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힘겨운 삶 속으로 멀리 기차가 떠나는 소리가 젖어들고 있다. 일상에 갇혀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훌쩍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은 욕망들이 있지 않을까. 어둠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며 뭔가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기차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힘겨움이 짙어질수록 더욱 그럴 것이다. 그게 인생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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