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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멕타이트 점토광물을 의약품 신소재로

등록일 2016-08-08 02:01 게재일 2016-08-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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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한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예로부터 인류는 광물 암석의 가루를 약용으로 사용하여 왔다. 광물 의약은 선진(先秦)시대 산해경(山海經)을 시작으로 허준의 동의보감에 143종이나 수록되어 있다. 현대에 와서도 중국에서는 중약대사전(1977)에 80종, 중화본초(1997)에 126종의 광물의약이 수록되어 있다. 이처럼 예로부터 광물은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로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지구 자원과 인간 건강을 연계한 메디컬 광물자원학이 융합연구의 한 이슈가 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한국식품연구원에서 광물을 이용해 항비만과 장염에 효능이 입증된 조성물을 개발한 특허는 돌을 떡으로 만든 성경 속 이야기가 현실화된 쾌거다. 점토광물, 즉 진흙 덩어리를 약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점토광물은 기원전 토기에서부터 현시대의 화장품, 농약, 비료, 세라믹스, 사료, 의약품, 종이 제조 원료 등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어 왔다. 점토광물이란 지표의 암석이 화학적으로 풍화된 흙의 주성분을 말한다. 점토광물은 주로 카올린, 스멕타이트, 녹니석 그룹 광물로 구성되어 있다. 흔히 벤토나이트라고 불리는 점토광물은 주로 스멕타이트 그룹 광물로 되어 있고 이 스멕타이트는 주로 몬모릴로나이트 광물로 되어 있다.

현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법령에 등록되어 있는 점토광물은 견운모, 고령토, 규조토, 맥반석, 몬모릴로나이트, 벤토나이트, 세피오라이트, 에타폴자이트, 일라이트, 제올라이트, 흑운모, 버미큘라이트, 탤크, 퍼라이트 14종이다. 벤토나이트, 몬모릴로나이트, 카올린, 규조토, 탤크는 주로 의약품, 식품첨가물, 동물용 의약품, 화장품 원료로 사용된다. 벤토나이트와 카올린의 경우 납(Pb), 비소(As) 중금속 농도가 각각 50ppm, 2ppm이하라야 의약품이나 식품 첨가물로 사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보령 머드축제처럼 머드 화장품 개발과 같은 갯벌 점토자원의 상용화 성공 사례가 있다. 점토광물자원과 바이오산업의 융합으로 의약품, 화장품, 식품, 한방의약 등 바이오 산업에 기능성 점토광물 기술을 접목하면 미래 신성장산업을 창출해 부가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몬모릴로나이트와 스멕타이트 점토광물 원료로 만들어진 위장질환 치료제 슈멕톤과 스멕타 등의 제품은 이미 국내외 시장에서 생산 시판되고 있다. 스멕타이트는 점토광물의 결정 구조적 특성으로 위나 장 점막을 보호하고 유해물질 흡착기능이 탁월하여 위장약 신약제로 개발되고 있다.

또한 우수한 기능성 피부 보호제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기능성 산업점토 광물자원이 미래 의약품, 식품, 화장품 신산업 블루오션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다행스럽게 우리나라 포항과 감포 지역에 고품위 몬모릴로나이트와 스멕타이트 점토광물 자원이 많이 부존되어 있다. 이 광물들은 제3기층 내의 화산재층이 변질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은 모두 훌륭한 의약품 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자원이다. 벤토나이트와 고령토 등 산업점토광물의 2015년 국내 내수 시장규모는 1천200억 원 수준으로 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기능성 점토광물 기술개발에 따라 점토광물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산업점토광물의 국산화가 절실하다. 특히 한류에 힘입어 국산 화장품이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한 이때에 화장품 원료광물까지 국내산 양질의 토종 점토광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은 더욱 확장될 것이다. 국내산 점토자원이 개발 활용되려면 먼저 우수 원료 의약품 생산규정(BGMP)을 만족시킬 생산 설비시설 구축이 우선이다.

점토광물의 조성이나 결정구조 특성을 이용한 기능성 점토광물의 새로운 기술개발이 미래 새로운 광물의약 시장을 열기 위한 관건이다. 광물학-무기화학-생명공학-재료학의 융복합연구로 국내산 토종 기능성 점토광물 의약품과 화장품 신소재 개발을 서둘러 한국형 미래 신산업을 창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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