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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3인방+이정현` 사퇴 밀어붙이기 속내는

박형남기자
등록일 2016-11-02 02:01 게재일 2016-11-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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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거취 문제는 최순실 국정 개입 의혹이 불거진 것과 함께 비박계가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표의 초기대응이 사퇴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이 사전에 최순실씨에게 넘어간 정황이 폭로된 직후인 지난달 25일 “제가 대정부질문 하나만 하더라도 아주 다양하게 언론인·문학인·상인·친구 이야기도 듣고 한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을 방어한다는 생각하에 발언한 것이지만 비박계는 이정현 자질론을 거론하며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비박계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다.

“靑도 참모진 개편하는데…”

당 지도부 일괄 사퇴 종용

朴 대통령 입장 대변하던

초기대응부터 자질론 불거져

최순실과의 관계도 예의주시

“주도권 위한 의도적 흔들기”

비박계에 `곱잖은 시선`도

비박계가 이 대표에 대해 줄기차게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비박계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조차 참모진을 개편하고 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박 대통령도 문고리 3인방(정호성·안봉근·이재만)을 전격 경질했고, 논란이 됐던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까지 사퇴시키는 상황에서 새누리당도 살기 위해서는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필요할 때”라며 “그런 차원에서 이 대표는 물론 친박계 일색인 당 지도부가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0% 초반으로까지 무너졌고, 보수층까지 등을 돌린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말을 어느 국민이 신뢰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취임 이후 박 대통령과 보조를 맞췄다. 국회가 통과시킨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수용한 다음날인 8월 26일, 이 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하는 등 박 대통령을 적극 옹호했다. 특히 청와대 이슈를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 `당무수석`이라는 별칭과 함께 국민이 아닌 대통령을 섬기는 `머슴 리더십`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결론적으로 청와대가 참모진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새누리당도 이에 걸맞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와 함께 비박계는 이 대표가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만큼 최순실씨와의 관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여옥 전 의원은 이 대표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친박계 의원 등이 최씨를 모른다고 하는데 대해서 “다 거짓말”이라고 반박한 뒤 “여당 뿐 아니라 야당도 알고 있었고, 친박은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몰랐다면 말이 안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보다 더 심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실제 2006년 박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할 당시 최순실·정윤회 부부와 함께 이 대표도 동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게다가 2006년 박근혜 캠프 때 문고리 3인방과 함께 이 대표는 공보특보를 역임했다. 또 문고리 3인방이 청와대로 입성했을 때도 이 대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비서실 정무팀장과 대통령 홍보수석·정무수석을 지냈다. 비박계 일부에서 “문고리 3인방+이 대표”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분석들과 함께 친박계에 당 주도권을 뺏긴 비박계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 대표 등을 흔드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친박계에서 “비박계가 다른 정치적 욕심을 갖고 나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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